[티티엘뉴스] 해외여행이 재개돼도 단기간에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코로나시대 이후의 해외여행에 대한 소비자 욕구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해외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이 코로나 이전보다 커졌다는 사람이 41%인 반면 오히려 줄었다는 비율도 33%에 달해 해외여행 잠재욕구가 양극화되는 모양새다.

■ 코로나로 인한 여행심리 변화 …5명 중 4명은 "1년 내 해외여행 어려울 것" 

여행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 소비자동향연구소가 지난 9월 시행한 `여행과 코로나19에 대한 조사`(1만3056명 대상)에서 요즘 해외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이 코로나 이전에 비해 어떤지 묻고 5점 척도로 응답을 받았다.
 
조사 결과 '비슷하다'가 27%로 가장 많았고 '매우 커졌다'(23%)가 뒤를 이었다. '매우 줄었다'(19%)와 '약간 커졌다'(18%)는 10% 후반대를 기록했고, `약간 줄었다`(14%)는 가장 낮았다.

▲코로나 전후 해외여행 의향 변화

일반적 조사결과는 하나의 값이 높은 단봉분포이나 이 경우 좌우의 극단값('매우 커졌다', '매우 줄었다')이 중간값 다음으로 높은 3봉분포로 나타났다. 그만큼 해외여행 의향이 극단적으로 갈려 있어 불가능해진 해외여행을 열망하는 그룹과 거의 포기한 그룹으로 양분화 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하늘길이 다시 열리면 그동안 올스톱되면서 억눌렸던 해외여행 욕구가 크게 분출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 다른 결과다. 

이를 계층별로 나눠보면 대학(원)생(54%), 20대(53%)는 과반수가 '커졌다'고 했고, 이들 중 상당수는 여성이다. 20대 여대생이 해외여행 열망층의 핵심이며, 그 뒤를 30대(46%), 사무/기술직(44%)이 따르고 있다.

반면 전업주부, 기능/작업직, 고연령층은 해외여행 의향이 크게 줄어들었다. 감염병에 상대적으로 민감하거나 고용불안·수입 감소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큰 계층이다. 일부 계층에서는 해외여행에 대한 갈증이 분풀이식 여행소비로 나타나겠지만, 해외여행 기피 내지는 포기자 역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 해외여행 가능 전망 시기별 선호 여행지 차이…1년 이내 '일본 및 동남아' 1년 이후 '하와이 혹은 괌'

해외여행이 다시 가능해지는 시기에 대해서는 10명 중 4명(39.4%)이 1~2년 사이를 꼽았다. 2년 이상을 전망한 사람은 37.9%로 엇비슷했으며 1년 내 가능할 것으로 보는 사람은 22.7%로 5명 중 1명 수준이었다.

▲코로나19 관련 소비자 전망

눈여겨 볼만한 점은 해외여행 가능 시점 전망에 따라 선호하는 여행지에 미세한 차이가 있었다는 점이다. 공통적으로 기존 선호 여행지인 유럽, 하와이, 미국, 괌, 일본 등이 상위권에 포진해 있었지만 1년 안에 조기 재개될 것으로 기대할 수록 일본과 동남아 선호도가 높았고, 1년 이후에나 재개 가능할 것으로 본 응답자들은 하와이·괌 등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현실적으로 단기간 내 코로나 상황이 종식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황이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을 때는 이동시간이 짧은 곳을, 종식된 후에는 원거리의 휴양 여행지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왔다.

▲해외여행 가능시점 전망별 선호 여행지 

■ 코로나 백신 상용화와 국내 종식 이후 해외여행 가능 전망

한편 백신 상용화 가능 시기에 대해 43.6%가 1년 이내로 전망했으나, 국내 코로나 종식은 3명 중 1명(33.2%), 해외여행 가능은 5명 중 1명(22.7%)에 그쳤다. 즉, 10명 중 8명(77.3%)은 해외여행이 1년 이내에 불가능 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컨슈머인사이트 측은 "때가 되면 해외여행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언제 그 때가 될지는 신중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연비 기자 jyb@ttl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