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대한민국 여행업이 사상 최고의 위기를 겪는 와중에 참좋은여행이 23일부터 해외여행상품의 예약 재개를 시작해 화제몰이 중이다.
위기를 피하지 않고 기꺼이 받아내는 참좋은여행의 대응의식이 다시한번 빛을 발할 차례인듯 하다. 지난해 참좋은여행은 헝가리 유람선 사고 발생을 겪었지만 여행업계를 비롯한 일반 대중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일부는 추후 패키지 여행을 예약한다면 참좋은여행으로 예약한다고까지 말하며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이번 해외여행 정상화 과정에서 기자가 의미있게 바라본 부분은 해외특산품 직구 이벤트인 참좋은마켓과 프리미엄 국내상품으로 이미 워밍업을 한 후 새로운 트렌드를 해외 패키지 상품에 적용시켰다는 점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참좋은여행이 새로 만든 여행상품들은 소인원 출발, 철저한 방역, 휴양지 중심의 일정들로 구성돼있다. 안전강화상품은 기존 패키지 여행에서 출발 및 여행인원을 대폭 줄이고 식당 좌석간 거리확보, 관광지 방문일정 축소, 휴양지 일정 확대로 구성돼있다.
수익구조로 패키지 상품 구성 변경이 하루아침에 바뀔 수 없었던 것을 잘 알기에 이번 기회가 코로나 이후에도 패키지 시장 구조의 변화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뿐만 아니라 대형여행사들로부터 행사 대금을 지급받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는 랜드들을 대한 방식에도 눈길이 갔다.
해외 여행시 현지에서 꼭 구매하는 제품들을 현지 가격으로 파는 참좋은마켓은 코로나로 힘들어하고 있는 현지 파트너(랜드사)와 함께 진행한 상생 프로젝트였다.
참좋은여행 측에 따르면 1차 수입 품목인 이탈리아산 명품 와인 식초인 레오나르디 콘디멘토 발사믹 20년산 700병이 모두 완판됐다고 한다.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한국여행사에게 수요를 의존하고 있던 현지 랜드들에게 돌파구를 열어주었다.
더불어 이번 해외여행 예약을 받기 위해 참좋은여행은 무급 휴직중이던 각 지역 부서 영업팀장과 선임 사원들을 30명 정도 출근시켰다고 밝혔다. 각 지역별로 1~2명의 담당자가 배정되기 때문에 전화 응대나 안내에 대한 조치도 문제없음을 강조했다.
해외여행 업무경력자들의 대규모 이탈에 대한 안타까움이 곳곳에서 나오는 가운데 참좋은여행의 이러한 결단이 더욱 반갑게 와닿는다.
대형여행사들의 잇따른 무급휴직과 구조조정 가운데 여행업에 몸담았던 많은 이들이 떠났고 지금도 떠나고 있다. 떠나고 싶지 않았어도 남아있을 수 없기 때문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떠밀린 셈이다. 경력있는 여행인들을 잃는 것은 비단 회사의 손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크게는 업의 경쟁력이 저하되는 것이지만 회사부터 살아야 하는 탓에 나중 문제로 치부되고 있다.
이 가운데 여행업계 1등인 하나투어가 과거 20주년을 맞았을 때 진행했었던 기획 취재 건이 유독 생각난다.
당시 하나투어를 지금의 위치까지 있게 한 원동력에 대해 하나투어 주요 인사들은 IMF 시절 다른 여행사들과 달리 직원 감원을 하지 않은 덕분에 이후 늘어난 여행 수요에 그 어떤 여행사보다 적극 대응할 수 있었다고 꼽았기 때문이다. 요즘에 들려오는 소식들에 더욱 씁쓸함을 감출 수 없는 이유다.
한편 참좋은여행의 영업 정상화 선언 후 홈페이지가 불통이 될 정도로 예약이 쇄도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어쩌면 고객들이 여행사에 보내는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가 아닐까 감히 생각해본다.
여행시장에서 패키지 상품의 시장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그 위세가 예전만 하지 못했던 가운데 여행사들은 코로나라는 절대절명의 위기까지 맞았다. 조족지혈의 지원만 달랑 내놓는 정부에, 이 마당에 여행을 가라고 떠미냐는 비난도 여행사가 감수해야 할 몫이 됐다. 그렇다고 마냥 손놓고 있다면 막상 포스트 코로나가 도래해도 준비돼있지 않아 아무것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씨앗을 뿌려야 열매를 얻을 수 있지 않겠나.
지난해 헝가리 유람선 사고 수습 때처럼 확실한 인정과 책임감 있는 태도가 기업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참좋은여행이 이번 기회에 다시한번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
정연비 기자 jyb@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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