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항공업계가 최악의 위기를 맞은 가운데 국적 저비용 항공사(LCC)들의 브랜드 선호도는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주항공이 4년 연속 선호도 1위를 달리면서 2위 진에어를 앞서며 눈길을 끌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매년 수행하는 '여행상품 만족도 조사'에서 LCC 브랜드 총 13개(국적7개, 외항 6개) 중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를 조사했으며 그 중 국적 LCC 브랜드에 대한 결과를 정리했다.
■ 4년간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LCC 브랜드 '제주항공'
가장 선호하는 LCC 브랜드는 제주항공이 1위였다. 가장 이용하고 싶은 LCC로 15.3%가 선택해 작년보다 2.3%포인트(p) 상승하면서 조사가 시작된 2017년 이후 4년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LCC 선두주자인 데다가 특히 제주도에 집중된 항공수요 덕을 본 것으로 풀이된다.
2위 진에어는 13.2%의 선택을 받아 0.6%p 상승했으나 선두와의 격차는 작년 0.4%p에서 2.1%p로 다시 넓어졌다. 오너 리스크를 겪은 2018년 하락 후 회복하고 있지만 1위 제주항공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국적 LCC 브랜드 선호도
그 뒤로 에어부산과 티웨이항공이 각각 7.8%로 공동3위였으며, 이스타항공(4.7%)과 에어서울(4.3%)이 각각 5, 6위로 하위권을 형성했다.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은 지난해 1.5%p 차이로 티웨이가 앞섰으나 올해 티웨이가 0.7%p 하락한 반면 에어부산은 0.8%p 상승해 동일해졌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과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과 에어서울이 각각 그룹을 이뤄 '2강 2중 2약' 구도를 형성했다. 작년 3월 운항을 시작한 신생 플라이강원은 0.9%에 그쳤다.
전체적인 국적 LCC 브랜드 선호도 상승 속에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의 하락과 정체는 인수합병 실패와 소송전, 지속되는 매각설 등 경영위기가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 '저비용 항공사=싼 맛에 탄다'는 공식 깨졌다
항공사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토종 LCC 브랜드 선호도가 계속 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조사에서 '선호 브랜드가 있다'는 응답은 2017년 51.0%에서 올해 60.5%로 3년새 10%p 가까이 상승했다. 작년57.1%보다는 3.4%p 늘었다. 올해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막히며 제주 중심의 일부 노선만 운항되는 상황에서 의미 있는 수치다. 과거 싼 맛에 타는 비행기에서 타보고 싶은 브랜드가 있는, 즉 나름의 충성고객층을 보유한 항공사로 변해가고 있다.
무엇보다 새해 들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이 본격화되면 두 회사 계열의 3개 LCC 브랜드(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통합이 추진되는 등 LCC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마침 코로나19로 인해 외국계 LCC들이 주춤한 사이 토종 거물 LCC가 등장하면서 소수정예의 경쟁구도가 형성될 것이다.
컨슈머인사이트 측은 "새로 펼쳐질 LCC 경쟁 2라운드는 다수업체가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충성고객 확보에 소홀했던 그간의 소모전을 벗어날 필요가 있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특성화된 국적 항공사'로서 위상을 세워 나갈 수 있는 기회이자 위기다"라고 강조했다.
정연비 기자 jyb@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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