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아르헨티나의 대표적인 포크 뮤직 페스티벌 'Festival Nacional de Folklore'은 코스킨 시에서 개최된다. 매년 1월 말 경에 개최하는 아르헨티나 최대 규모의 이 페스티벌은 단지 포크송(민속 음악)을 듣고 부르는 게 아니라, 남미 특유의 열정적인 페스티벌로 확산된다.
그 열정적인 축제가 우리와 이웃하고 있는 일본의 한 마을에서 개최된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 일본 후쿠시마에서 남동쪽으로 20여 km 거리에 있는 가와마타쵸(川俣町)에서 '코스킨 엔 하폰'(コスキン エン ハポン)이 개최된다.
◆'코스킨 엔 하폰'의 마을
'코스킨 엔 하폰'을 직역하자면 '일본판 코스킨'이라고 할 수 있다. 코스킨 시의 인구 규모나 지형, 주민들 기질이 가와마타쵸와 많이 흡사하다고 하여 그런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첫 음악제는 1975년 가을, 나가누마 야스미츠 상과 중남미 음악 애호가 그룹은 '노르테 하폰'의 활동으로 도쿄, 센다이, 니가타, 야마가타, 나고야와 현지에서 구성한 즉석 팀 등 13개 조가 마을의 복지센터에서 공연한 게 지금의 페스티벌로 확장됐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한 우리나라에서 일본여행 예약률이 급증하고 있는데, 일본에서 중남미의 열정을 느끼고 싶은 여행객이 있다면, 가와마타쵸를 방문해 볼 것을 추천한다.
◆가와마타 실크의 원산지
원래 가와마타쵸는 '가와마타 실크'(かわまたシルク)라는 브랜드가 있을 정도로 일본의 대표적인 실크 생산지로 유명하다.
미치노쿠(동북지방)의 입구 위치에 있는 후쿠시마 현은 일본 유수의 견직물 산지로 알려져 있다. 특히 아즈마·아다타라산 기슭에 펼쳐진 노부오 지방(후쿠시마시 주변)과 '가와마타바 니에'로 유명한 다테 지방(가와마타쵸·이노쵸(현재는 후쿠시마시) 주변)은 뽕나무 육성에 가장 적합한 기후 풍토를 자랑한다.
가와마타쵸의 양잠·견직물은 사지(史誌)에 기록된 내용에 따르면, 약 1400년 전 숭준 천황의 비였던 코테히메는 고향인 야마토에서 쫓겨난 황자를 찾아 나섰다. 가와마타까지 온 코테히메는 뽕나무를 심고 양잠을 하여 실을 엮어 베를 짜는 기술을 전했다고 한다. 그 때부터 비단은 가와마타쵸의 물산으로서 각지로 퍼졌다고 전승되고 있다.
견직물은 에도시대 말기 개국 직후부터 1960년대까지 일본의 대표적인 수출산업이었는데, 가와마타쵸는 그 시대의 일본의 보석 같은 지역이었던 것이다. 가와마타쵸 관계자는 "현재 저렴한 외국 제품과 화학섬유 등에 의해 일본 국산 견직물은 침체를 겪고 있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무기로 부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 도로의 역 가와마타(道の駅かわまた)
가와마타쵸에서는 전통이 살아 숨쉬는 '비단마을'을 보존하고 기념하기 위해 '실크피아'를 세웠다.
국도 114호 쓰루사와 지역 내에 마을의 산업과 전통을 소개하는 시설로 세운 실크피아는 직물의 역사, 전통 기술, 생활 문화 등을 소개하는 '종려품 전시관', 직조나 염색에 관한 연수나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카라리코관', 비단 제품이나 카와마타 샤모등의 마을 특산품을 판매하는 '카와마타 명품관 실크피아', 농산물의 직판장인 '아이나칸 고고라'등 4개의 시설로 구성해 있다. 주변에는 행사를 할 수 있는 광장 등이 있다.
◆ 스마일 농장
가와마타쵸를 여행하다 보면, 붉은색 분홍색의 아름다운 식물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안스러움'이다.
안스리움의 원산지는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이며, 자연상태에서는 나무 등에 붙어서 자라는 착생식물이다. 가와마타쵸에서는 2017년부터 일본 제일의 안스리움 산지화를 목표로 삼고 재배 농가 11채가 '카와마타쵸 폴리에스테르 매지 활용 추진 조합'을 결성했다.
그들은 2015년 긴키대학 등의 지원을 받아 안스리움을 시험 재배하기 시작했다. 특히 흙이 아닌 헌 옷을 재활용한 폴리에스테르 매지를 사용하는 환경친화적인 재배 방법을 통해 안스리움을 성공적으로 재배할 수 있었다.
다니구치 고우기(谷口豪樹) 스마일농장 대표(사진 ▲)는 "오픈 준비를 하고 있는 관광농원에서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리스 만들기 체험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 NHK 인기 드라마 <에일>의 배경지
가와마타쵸는 NHK에서 2020년에 드라마로 방영한 <에일>의 배경지이기도 하다. 주인공의 실제 모델인 '고세키 유지'가 청춘을 보낸 마을로 등장하는데, 고세키 유지의 유산들이 보존해 있어, 드라마 시청자들의 발걸음을 끌고 있기도 하다. 가이드와 함께 걷는 후루세키 유지 마을 여행도 등장했다.
그가 평생 작곡한 5000여 곡 중에는 일본 전 국민이 애창하는 고시엔(일본 고교야구) 노래인 「영관은 너에게 빛난다」(栄冠は君に輝く)와 가와마타 마을과 관계가 깊은 작품도 남아 있는데, 당시 실제로 사용하던 오르간은 센다이야 포목점에서 손님 응접실로 사용한 '구라'에 보존하고 있다. 당시의 음색을 들을 수 있는 것도 관람객들의 귀를 즐겁게 한다.
▲구라(창고 또는 곳간)는 일본 사람들의 부의 상징으로 불린다. 그 규모에 따라 소유주의 경제력을 알 수 있었다. 동북지방에서는 구라를 종종 볼 수 있다.
가이드와 함께 걷는 '고세키 유지 마을 여행
ガイドと歩く「古関裕而ゆかりのまち
정토종 동원사 (관련이 많았던 절) -> 노치주식회사 (가와마타 은행 근무 시절에 하숙했던 집) -> 센다이야 포목점(실제로 사용하고 있던 오르간) -> 토호은행 가와마타지점(구 가와마타은행터)
취재 협조= 이정임 일본 동북지역 여행전문가
글= 편성희 기자 psh4608@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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