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후쿠시마 여행] 시간을 관통한 거리 '나노카마치도리'
2025-02-18 11:32:08 | 이정임 작가

[티티엘뉴스] 후쿠시마현 아이즈 와카마쓰에 자리 잡은 나노카마치도리(七日町通り)는 일본의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특별한 거리다.

 

에도 시대부터 상업의 중심지로 번영했던 이곳은, 지금도 옛 분위기를 간직하며 걷는 이들에게 과거로의 여행을 선사한다. 상점가와 카페, 전통 공예점이 즐비한 나노카마치도리는 그 자체로 아이즈의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산책 코스다.

 

나노카마치도리의 첫인상은 ‘시간 여행’이라는 말이 어울렸다. 옛 상가 건물이 줄지어 늘어선 거리는 일본 전통 건축의 미를 간직하고 있었다. 기와지붕과 나무 창틀이 어우러진 모습은 마치 에도 시대의 한 장면 속으로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거리 곳곳에는 옛날 우체통과 랜턴이 장식되어 있어, 단순히 걷는 것만으로도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나노카마치도리에는 아이즈 지방의 전통 공예품을 만나볼 수 있는 상점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아이즈 칠기(会津漆器)를 판매하는 가게였다. 반짝이는 붉은색과 검은색 칠기의 섬세한 무늬는 일본 장인정신과 기술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또 다른 가게에서는 오키아가리 코보시(起き上がり小法師)라는 귀여운 인형이 진열되어 있었다. 이 인형은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기 때문에 역경을 이겨내는 아이즈 사람들의 정신을 상징한다고 했다.

 

 

 

산책 중에 골목길에서 작은 찻집을 발견했다. 전통 다이후쿠(大福)와 녹차 한 잔은 발걸음을 멈추게 하기에 충분했다. 다이후쿠의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은 거리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카페에서는 지역 특산품을 활용한 디저트와 커피를 맛볼 수 있었다. 특히, 아이즈산 쌀을 사용해 만든 쌀 아이스크림은 지역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나노카마치도리의 끝에 다다랐을 때, 잠시 멈춰 서서 돌아본 거리는 마치 오래된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름다웠다. 햇살 아래 빛나는 기와와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어우러져, 이 거리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일상과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곳이라는 것을 느끼게 했다.

 

◆ 주요 정보


JR 와카마쓰역에서 도보 약 15분. 관광객을 위한 전통 스타일 버스 '하이카라상'을 이용하면 더욱 편리하다.

 

추천 시간대:

아침부터 점심시간까지는 상점들이 활발히 운영되어 볼거리가 많다.
저녁에는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이정임 작가(도호쿠 랜드 코디네이터) 

정리= 편성희 기자 psh4608@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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