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도깨비가 소환한 퀘벡시티 핫스팟
2016-12-24 10:25:11 | 편성희 기자

tvN <도깨비> 열풍이 크리스마스 및 연말연시 기간에 맞물려 여심을 더욱 자극하는 분위기다. 특히 도깨비의 촬영지 캐나다 퀘벡시티(Quebec City)에 대한 관심도도 더욱 증가하고 있다.


김신(공유 분)과 지은탁(김고은 분)의 달곰하면서도 보는 이의 심경을 애리는 로맨스가 회를 더할수록 짙어지며, 퀘벡시티는 추억의 로맨틱 장소로 각인된다고 해야 할까.


천 년 가까이 죽고 싶어 우울한 김신, 희망도 상실한 채 생의 미련이 없었던 지은탁에게 삶의 의미를 부여한 퀘벡시티. 그들의 감정선이 일렁일 때마다 퀘벡시티의 배경은 시청자들도 가서 찍고 싶은 핫 스팟(Hot Spot)으로 변모하는 것 같다.
 

▲<도깨비> 퀘벡시티 촬영 배경지 동선, 캐나다관광청 제공

 

#1_ 쁘띠 샹플렝 거리 & 플레이스 로얄

Petit Champlain & Place Royale

 


▲도깨비 1화 영상 중, 캡처

 

“알바 꼭 구하게 해주시고요. 이모네 식구도 어떻게 좀 해주시고요. 거지 같은 상황에서 좀 어떻게…”


죽은 언니의 보험금을 뺏기 위해 혈안이 된 족보만 이모 같은 여인네에게 설움 받던 은탁의 고된 인생길에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 같은 기대감이 드는 장면이다.
 


은탁이 자신을 뿌리치며 문 너머로 가는 신 아저씨를 따라갔더니 햇살에 눈이 시릴 정도로 환상적인 풍경의 거리가 등장한다. 쁘띠 샹플랭 거리는 퀘벡시티가 작은 프랑스라고 불릴만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건물마다 알록달록한 파스텔톤의 색상이 예뻐서 이동하면서 찍는 사진, 벽에 기대어 찍는 사진 등이 잘 나온다는 평이다.
 

▲겨울의 쁘띠 샹플랭 거리, 캐나다관광청 제공
 

특히 '목 부러지는 계단'(Escalier Casse Cou)에서 사진을 찍으면 퀘벡 인증샷 한 컷 성공이다. 이 계단은 경사가 매우 심하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계단을 올려다보면 목이 부러질 것 같아서 붙여진 것 같다. 넘어지는 일도 종종 있으니 조심조심 사뿐사뿐 걸어가야 한다. 어퍼타운으로 가는 푸니쿨라도 이곳에서 탑승한다.
 

▲겨울의 목 부러지는 계단, 캐나다관광청 제공


플레이스 로얄은 쁘띠 샹플랭 거리에서 가까운 곳에 있다. 퀘벡 역사에 굵직굵직한 족적을 남긴 인물 15명의 모습이 벽화에 그려져 있어서 사진 찍기 좋은 장소로 인기가 많다. 이곳에서 사실적으로 그려진 그림이라서 그들과 눈높이를 맞추거나 어깨에 손을 얹는 등 다양한 포즈로 사진을 찍으면 3D 매직 아트 작품 한 점 완성이다. 거리 곳곳에 있는 아트 갤러리나 부티크 레스토랑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2_ 페어몬트 샤또 프롱트낙 호텔

Fairmont Le Chateau Frontenac


퀘벡시티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랜드마크이다. <도깨비>에서는 김신 소유의 호텔로 나온다. 신데렐라 같은 기분이 들었을까. 은탁이 촐랑대며 활보한 로비, 이후에 은탁이 자신의 마음을 담은 손편지를 넣는 황금색 우편함이 호텔 로비 엘리베이터에 있다.

▲출처 Luc-Antoine Couturier

 

1893년에 완성된 호텔은 200년이 넘는 호텔 역사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가이드 투어 프로그램이 있다. 가이드의 스토리텔링에 맞춰 호텔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면, 그간 호텔을 거쳐 간 수많은 유명인사와 그들이 남긴 다양한 에피소드에 흠뻑 빠져 들만하다.

 

#3_ 뒤프랭 테라스 & 시타델 & 아브라함 평원

Dufferin Terrace & Citadel $ Plains of Abraham


페어몬트 샤토 프롱트낙 호텔 앞 쪽으로 펼쳐진 뒤프랭 테라스는 세인트 로렌스 강을 따라 400m 길이의 나무데크 산책로이다. 여고생 은탁의 순수한 면이 낙엽 색깔과 어울려 절정에 달하는 장면이다. 나에게 찾아온 신, 귀신인지 도깨비인지는 모르지만, 이전보다는 나은 삶을 선사할 것만 같은 김신에게 은탁은 자신의 마음을 숨기려고 애둘러 표현한다.
 

"나와 함께 있어서 영광이죠?" 


뒤프랭 테라스를 따라 아브라함 평원으로 올라가면 그 사이에 김신의 애절함이 묻어나는 장면이 나온다. 먼저 보낸 가족의 비석을 보며 절절하게 추모하는 김신의 뒷모습이 나온 이후, 인터넷 카페 게시판에는 "브라운관 찢고 와락 안아주고 싶다"는 주부들의 소리 없는 댓글 함성이 절규했다.

 

▲사실 비석은 그 자리에 없다. <도깨비> 촬영을 위해 제작팀이 비석을 세웠다고 한다. 


세인트 로렌스 강 옆으로 난 산책길을 거닐다보면 거리의 악사들이 운치 있는 음악을 연주한다. 밤에는 화려한 조명에 한층 운치있는 샤또 프롱트낙을 비롯해 세인트 로렌스 강 위의 불빛 등으로 또다른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테라스에서는 로어타운으로 가는 푸니쿨라(Funiculaire)도 탈 수 있다.
 

평원 높은 곳에서 보면 별 모양의 요새 시타델(Citadel)이 보인다. 300년 이상의 역사를 품고 있는 시타델은 현재 사람들에게는 이제는 요새보다는 공원, 기념관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캐나다 육군 제22연대가 주둔하고 있어 공식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관람할 수 있다.
 


내부에는 중세부터 현대까지 이르는 무기를 전시한 군사 박물관이 있다. 여름에는 근위병 교대식을 볼 수 있고, 여름과 가을에는 저녁 투어도 가능하다.


시타델을 품고 있는 퀘벡시티의 모습은 이색적인 도시 풍경을 만들어 낸다. 아치형으로 된 성벽을 통과하면 현재와 과거가 바뀌는 순간을 경험하는 듯하다.

▲아브라함 평원의 전경



#4_ 퀘벡 주 의사당_ Parliament Hill


은탁이 도깨비 신부라는 사실을 안 신의 마음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그렇게 죽음을 바랐건만, 정작 은탁을 향한 미묘한 감정이 연모하는 감정으로 발전하며, 더 살고 싶은 욕심이 생겨버렸다.  
 

제비꽃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가

꽃잎같이 하늘거리는 그 계집애가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졌다.

쿵 소리를 내며 쿵쿵 소리를 내며...

▲사랑의 물리학 中

 

이 장면의 촬영지는 퀘벡 주 의사당이다. 1886년 프랑스 르네상스 양식의 건물이 아름다운 장소이다. 건물에 들어가면 화려한 인테리어와 다양한 미술품, 퀘벡 출신 유명인을 조각한 22개 청동상 등이 있다. 의사당 앞에 있는 분수는 퀘벡 400주년을 기념해 세운 유산과도 같은 존재이다. 

 

#5_ 부티크 노엘_ La Boutique de Noel de Quebec


교복 입은 은탁이 이리저리 신기하게 구경하는데 상점 주인인 듯한 할아버지가 “메리 크리스마스”하고 인사하는 장면의 촬영지가 부띠크 노엘이다.
 

1층과 2층은 크리스마스 분위기 물씬 나는 장식품으로 가득하다. 1층에선 예수의 탄생, 장난감 병정, 기념품 등 다양한 크리스마스 컬렉션 등을 구매할 수 있다. 2층에 올라가면 색색깔의 크리스마스 전구와 트리들이 반짝거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핀란드 산타마을이 이러지 않을까 싶다. 2층에서 아래를 배경으로 익살스러운 사진을 찍으면 탁월한 선택이다.


우리나라에서 퀘벡시티로 가는 직항 항공편은 아직 없다. 하지만 대한항공과 에어캐나다 토론토 직항편을 이용해 퀘벡시티로 경유해 갈 수 있다.

 

[부록] 도깨비 스토리를 잘 살리는 OST

 

 

편성희 기자 psh4608@ttlnews.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