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체코의 맛있는 맥주 한 잔 그리고 프라하 카를교의 전설
체코에 왔으면 필스너 우르켈과 코젤로 대표되는 맥주가 여행객을 반긴다. 세계에서 1인당 맥수 소비량이 가장 많다는 체코, 체코에는 수백개의 크고 작은 맥주양조장이 있다. 그중에 유명한 맥주는 바로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 부드바이서 부드바르 (Budweiser Budvar) , 그리고 코젤(Kozel), 감브리누스, 스타로프라멘 등이다. 그 외에도 수많은 맥주들이 있는데 여행객들을 반기는 체코 맥주를 맛보자. 우리에게는 맥주에 치킨을 의미하는 치맥이라는 단어가 있지만 체코에서는 모든 것이 안주거리가 된다. 식사에도 잘 어울리고 간식과 같이 먹어도 어울리는 맥주 체코의 맥주와 함께 즐길 만한 전통음식을 알아보자.
▲ 짭쪼롬한 프레즐과 잘 어울리는 맥주
다양한 체코 맥주
▲ 왼쪽부터 감브리누스, 필스너 우르켈, 스타로프라멘, 부드바이서, 코젤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은 4.4%의 알콜 도수를 가지고 있으며 필스너 본연의 잘 조화된 보리맛과 엄선된 특별한 홉의 매력적인 쓴맛과 복잡한 향이 특징이다. 체코의 가장 흔한 맥주 중 하나로 거의 모든 음식점에서 맛 볼 수 있다. 체코의 필젠에 가면 필스너 우르켈 공장이 있어 맥주 공장 투어가 가능하다.
그리고 코젤(Kozel)맥주는 산양이 맥주잔을 들고 있는 그림이 표지에 그려져 있다. 보통 다크(Dark)가 인기가 많다. 3.8%의 약한 알콜 도수, 살짝 단맛 그리고 초콜릿 향도 많이 나기 때문에 여성들이 좋아해서 Lady's Beer라고 불린다. 프라하 남쪽 근교에 위치한 Velké Popovice 에서 생산된다. 한국에서는 생맥주 형태로 판매할 때는 잔에 시나몬 가루를 살짝 뿌려서 내오기도 한다. 정작 체코 사람들은 코젤 맥주에 시나몬 가루를 뿌려서 마시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미카엘 프로하스카(Michal Prochazka) 체코관광청 지사장은 코젤 맥주는 시나몬을 뿌리지 말고 맥주 자체로 마셔야 그맛을 제대로 알 수 있다고 하였다.
감브리누스(Gambrinus)맥주는 맥주를 게르만족들에게 전파했다고 전해지는 전설의 인물의 이름을 딴 체코의 맥주. 체코 내에서 판매량 1위라고 알려져있다.
스타로프라멘(Staropramen)맥주는 프라하에서 양조되는 맥주. 필스너 우르켈, 부드바르와 함께 체코 3대 필스너로 꼽히는 맥주. 체코의 라거답게 묵직하고 쌉싸름하다가도 깔끔한 뒷맛이 일품이다.
이렇게 다양한 맥주를 맛볼 수 있는 체코에서는 맥주와 같이 먹을 수 있는 전통 체코음식들이 있다. 맥주는 짠 음식의 맛을 중화시켜 잘 어울린다. 체코는 바다가 없는 내륙 국가이기 때문에 소금이 상대적으로 귀했다. 그렇기 때문에 음식을 짜게 준비하는 것이 손님에 대한 예의라는 말이 있다. 지금은 그 의미가 약해졌지만 여전히 체코 음식은 우리에게 짜게 느껴진다
1) 꼴레뇨 (Koleno)
우리의 족발과 비슷한 요리. 돼지의 앞다리 무릎 부위를 맥주에 삶은 후 오븐에 구워서 만든 요리로 우리 입맛에 잘 맞는다. 독일의 학센과 유사한 요리로 알고 있는데 학센과 꼴레뇨는 만드는 방법에서 큰 차이가 있다. 학센은 장작불에 돼지 족을 구워 나오는 요리이고 꼴레뇨는 돼지 족을 맥주와 함께 삶은 뒤 굽는다. 학센의 껍데기는 굉장히 바삭하고 딱딱하다. 하지만 꼴레뇨의 식감은 우리나라 음식인 족발보다 조금 더 바삭하고 쫄깃하다는 느낌이다. 양도 적지 않아 성인남자 3명 정도가 먹을 만한 양이다. 가격은 200-300 코루나 수준이다.(1코루나= 약 50원, 1만원~1만5천원)
2) 소시지(sausage)
유럽에서 흔하게 먹을 수 있는 소시지는 체코에서도 좋은 맥주안주다. 고기를 저장해 먹는 방법으로 발달한 소시지는 그 종류도 다양하다. 주 재료는 갈아 넣은 고기에 각종 향신료가 들어갔다. 주로 구워먹기도 하고 기름에 튀기기도 한다. 한끼 식사로도 좋기도 하고 맥주에 정말 잘 어울리는 안주로 편하게 먹을 수 있다.
3) 굴라시(goulash)
체코, 헝가리, 독일, 폴란드 등지에서 흔하게 먹는 서민들에게 사랑받는 국민음식이다. 굴라시는 파프리카 고추로 진하게 양념하여 살짝 매콤한 맛이 특징인 헝가리식 쇠고기와 야채의 스튜(stew)이다. 헝가리어로는 구야시(gulyás)라고 한다. 마치 덜 매콤한 우리의 육개장 같은 느낌의 음식이다. 짭짤하고 걸쭉한 굴라시가 쌉쌀한 맛을 내는 맥주와 의외로 잘 어울린다.
4) 돼지 립 요리
돼지 갈비부위를 요리해서 잘게 찢어서 나온다. 식당에 따라 꼴레뇨와 비슷한 조리법으로 맥주 등에 삶은 후에 오븐에 구워서 만들기도 하고, 바비큐식으로 구워내기도 한다. 역시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다. 짭짤한 맛이 맥주를 부른다.
5) 스비치코바(Svíčková)
스비치코바는 체코식 크림소스를 곁들인 소고기 안심에 크네들리키(knedliky)를 먹는 요리로 부드러운 맛으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체코 전통 요리다. 크림소스는 야채와 과일을 넣어 만든 소스로 대체로 달콤한 맛이 강하다. 스비치코바에 곁들여 나오는 빵은 크네들리키(knedliky) 라고 하는데 밀가루를 반죽해서 발효시킨 후에 삶는다. 먹을 때는 이것을 잘라서 내놓는데 마치 찐빵 같은 식감을 낸다.
체코의 수도 프라하는 오래된 구시가지 광장과 더불어 카를교, 프라하 왕궁, 성 비투스 성당 등 볼거리들이 많이 있다. 각각의 장소에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새겨져있다. 대표적인 이야기가 카를교의 네포무크 신부의 이야기, 카를교를 건축했을 때 있었던 악마의 전설 이야기, 구 시가지 광장의 성당의 신부를 사랑했던 한 여자의 이야기 등등 흥미있는 이야기가 많다. 그리고 이 이야기와 더불어 체코의 음식은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 카를교 전경
▲ 프라하의 카를교와 프라하 왕궁의 야경
카를교의 성 네포무크 신부의 동상
카를교에는 30개의 성상이 조각되어 있다. 이중 다리에서 가장 오래된 성 요한 네포무크 동상은 언제나 소원을 빌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인다. 네포무크의 순교를 묘사한 청동판과 개가 조각되어 있는 청동판은 사람들의 손길로 반질반질하게 닳아있다.
이곳의 유래는 카를4세의 아들인 바츨라프 4세가 프라하를 통치할 때 네포무크 신부는 프라하를 담당하는 주교로 고해성사를 들어주는 임무를 했다. 어느 날 왕비가 고해성사를 통해 외도 사실을 털어 놓자 신하를 통해 알게 된 왕은 네포무크에게 고해성사 내용을 털어 놓으라고 추궁을 했다. 그러나 네포무크는 고해성사 내용을 발설하지 않았고, 화가 난 왕이 그 대가로 다리 아래로 던져져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성 요한 네포무크는 다리에서 떨어지기 직전 "내 마지막 소원을 이 다리에 바치노니, 이 다리에 선 자는 소원을 이룰 것"이라고 축복을 했다. 순교한 네포무크가 떨어진 블타바강에는 몇일 후 시신이 강물에 떠오르는데 5개의 별이 강물 위에서 밝게 빛났다고 한다. 사람들은 그가 처형당한 카를교 난간에 십자기 표시를 세우고 이후 동상을 세웠다. 네포무크의 동상 앞에서 소원을 빈 사람들은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뤄지는 신기한 일이 이어졌다고 한다.
▲ 프라하의 카를교의 성 네포무크 신부의 동상
카를교의 또 하나의 전설
카를 황제는 튼튼한 다리를 짓고 싶어했다. 계시에 의해 1357년 7월9일 오전5시31분에 착공했는데 이때 시작을 해야 프라하가 번성하고 다리가 안전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믿었다. 참고로 (조선건국 1392년) 당시에 몰탈에 계란을 섞어서 다리를 건설했다고 한다. 카를 황제는 각 마을마다 계란을 한 수레씩 바치라는 명령을 내렸다.
카를교를 건설하고 나서 얀 네포무크가 죽은 이후 다리가 무너졌다. 이에 다리를 보수하는 책임을 맡은 석공에게 악마가 나타났다. 악마는 다리가 무너지지 않게 건설하는 방법을 알려주겠다 했고 대신 조건은 완공 후 카를교를 처음 건너는 생명을 악마에게 바치는 것이었다, 석공은 머릿 속으로 닭 한마리를 건너가게 해서 바치려는 생각을 하고 수락하게 되지만 그러나 악마는 가장 소중한 것을 빼앗으려는 계략을 가지고 있었다. 마침내 다리는 완공을 하게 되고 석공은 다리 입구에 경비병을 세워서 사람들의 통행을 막았다. 그러나 악마는 인부로 변장을 해서 석공의 집으로 가서 남편이 크게 다쳤다는 말을 한다. 이때 석공의 부인은 만삭의 몸이었는데 부인은 카를교로 가게 되고 경비병이 있으나 막무가내로 건너가게 된다. 맞은편에서 다리를 건너오는 부인을 보게 된 남편은 크게 낙담하게 되고 결국 부인은 아이를 낳다가 죽게 되고 아들은 자라서 영혼을 위로하는 음악을 연주하는 악사가 된다.
▲ 프라하의 카를교에서 연주하는 거리의 악사들
권기정 기자 john@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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