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우림ㆍ자연ㆍ사람을 느끼고 싶다면 보르네오 사라왁 Borneo Sarawak
2019-09-05 14:10:29 , 수정 : 2019-09-05 14:14:30 | 권기정 기자

[티티엘뉴스] 보르네오(Borneo)는 우리에게 가구회사 이름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열대우림지역인 보르네오섬에서 질좋은 목재가 생산되기에 지명을 브랜드이름으로 삼았으리라 생각한다. 현지사람들은 ‘보뇨’ 라고 발음해서 우리가 흔히 발음하는 ‘보르네오’ 라고 하면 잘 알아듣지 못한다. 개발되지 않은 열대우림이 우거진 보르네오 섬은 아마존 밀림 등과 함께 지구의 허파로 평가되는 곳으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3개국이 국경을 접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보르네오섬의 26%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 중 사라왁(Sarawak)주와 사바주 2개가 위치하고 있다. 보르네오섬의 북쪽에 위치한 사라왁 주는 보르네오섬의 열대 우림지역이 비교적 잘 보존돼 있는 자연의 땅이다. 

 

 

고양이의 도시 쿠칭 (Kuching)

말레이어로 고양이를 의미하는(kucing)과 발음이 유사한 쿠칭(Kuching)은 고양이를 상징하는 도시가 되었다. 사라왁(Sarawak)주의 주도이기도 한 쿠칭은 사라왁주의 가장 큰 도시 중 하나로 이곳에는 사라왁 주의회 건물 등이 사라왁강을 따라 펼쳐져 있다. 쿠칭 시내를 흐르는 사라왁 강은 쿠칭의 중심지 중의 하나로 사라왁 강은 도시의 낮, 밤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만들어준다. 물길을 따라 잘 정돈된 강 주변은 공원의 기능을 하고 있다.

 

쿠칭(Kuching)은 여행자들의 안식처- 저렴한 체류비용과 다양한 액티비티 

 

쿠칭에는 외국인 장기체류자들이 많이 있다. 그만큼 물가가 저렴하고 즐길거리가 많다는 것인데 길거리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볶음면 ‘미고랭(mie goreng)’은 우리 돈 1200-1500원 정도이며 커피 등도 저렴하게 마실 수 있다. 또한 말레이시아는 호텔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그래서 여행자들도 크게 부담 없이 머물 수 있는 곳이다. 게다가 쿠칭 주변에 다양한 액티비티가 가능하다. 가장 유명한 오랑우탄 탐방, 트레킹, 열대우림탐험, 카약킹, 자전거 등 다양한 액티비티들이 있다.    


시내 사라왁 강 줄기를 따라 강변을 오가는 곤돌라와 늦은 오후 무렵에 출발하는 유람선에서는 쿠칭의 아름다운 노을과 관광객을 위한 사라왁 전통춤 공연이 펼쳐진다. 유람선에서 보이는 보트경주 연습을 하는 모습을 보았다. 노를 젓는 팔에서 일어나는 물보라에 그들의 힘을 느낀다. 밤에는 많은 노점들과 버스킹을 볼 수 있고 사라왁주 의사당에서는 분수와 조명을 이용한 시원한 분수쇼가 펼쳐진다. 사라왁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열대우림지역에서는 흥미진진한 카약체험이 가능하다. 

 

숲속의 사람 오랑우탄(Orangutan)

 

 

전 세계에 살고 있는 오랑우탄 80%가 보르네오 섬에 살고 있으며, 자연파괴로 인한 급격한 개체수의 감소는 오랑우탄을 2016년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하었다. 그러나 오랑우탄이 살고 있는 보르네오섬도 이제는 개발의 손길을 벗어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지역들의 주변이 점차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최근 보르네오섬의 상당부분을 가지고 있는 인도네시아도 기존 수도인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섬의 동부칼리만탄주 이전 계획을 발표하였다. 칼리만탄에 행정수도를 건설하고 기존 수도인 자카르타는 경제와 산업 중심지로 역할을 한다는 계획이다. 환경단체에서는 새로운 수도를 건설하면서 현재 자연보호지역인 수도이전지역의 자연이 훼손될 것을 염려하고 있다.

 

 

오랑우탄 보호를 위한 노력 세멩고 와일드라이프 센터

사라왁주의 주도인 쿠칭에서 26Km 정도 떨어진 세멩고 와일드라이프 센터 (Semenggoh Wildlife Centre)는 보르네오 섬에서 살고 있는 오랑우탄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세멩고(Semenggoh) 자연보호구역에 자리잡은 ‘오랑우탄 재활센터’인 세멩고 와일드라이프 센터 (Semenggoh Wildlife Centre)는 멸종 위기종인 오랑우탄(Orangutan)을 보호하기 위해 설정된 곳이다. 이곳에는 31마리의 야생 오랑우탄이 야생의 모습을 최대한 유지한 체로 살고 있다. 오랑우탄(Orangutan)의 뜻을 살펴보면 말레이어로 '숲의 사람'이라는 뜻으로 오랑(Oran)은 숲이란 뜻이고 우탄(utan)은 사람이다.

 

세멩고 와일드 라이프 센터는 야생에서 밀렵 등으로 혼자 남거나 상처를 입은 오랑우탄들을 모아 훈련시킨 후 다시 야생에 풀어놓는 역할을 하는데 이곳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오랑우탄을 볼 수 있는 시간은 오전 9시와 오후 3시 두차례다. 정해진 시간이 되면 관리인이 오랑우탄이 좋아하는 바나나 등 먹이를 관람객이 볼 수 있는 데크 앞 장소에 가져다 놓으면 오랑우탄들이 먹이를 먹기 위해 나타난다. 

 

 

하지만 매번 오랑우탄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안내문에도 써 있지만 한 마리도 나타나지 않을 때도 있고 과일이 열리는 시기에는 야생에서 먹이를 구할 수 있어 오랑우탄이 숲 속에서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또한 오랑우탄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소리 내는 등의 행위가 금지된다.

 

여행객들은 숨소리만 겨우 내면서 나뭇가지 위에 매달려있는 오랑우탄을 감상한다. 줄에 매달려 내려오는 오랑우탄이 관리인에게 바나나를 받아서 움직인다. 방문했을 때 3마리의 오랑우탄을 보았는데 오랑우탄보다 이들을 보러 온 사람들의 진지한 표정이 더 흥미있게 보인다. 

 

고요한 열대우림에서 보내는 하룻밤

 

아이만 바탕아이 리조트(Aiman Batang Ai Resort & Retreat )

 

보르네오 섬 사라왁 바탕아이 국립공원 내 아이만 바탕아이 리조트(Aiman Batang Ai Resort & Retreat)는 사라왁주의 주도인 쿠칭에서 약 260km 떨어진 바탕아이 국립공원(Batang Ai National Park)는 보르네오 섬의 열대우림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국립공원 안에 위치한 에이만 바탕아이 리조트(Aiman Batang Ai Resort & Retreat)는 바탕아이 댐으로 만들어진 호수를 바라보고 지어져있어 평화로운 풍경과 열대우림을 즐기기 위해 전세계의 여행자들이 찾는 리조트다. 바탕아이((Batang Ai) 리조트는 보르네오섬의 원주민인 이반족의 전통가옥인 롱하우스를 모델로 하였다. 

 

리조트 뒤쪽에는 한시간 코스로 열대우림지역을 트레킹 하는 코스가 있다. 식충식물들을 볼 수 있고 다양한 열대우림에 사는 식물들을 관찰할 수 있다. 여기에 캐노피워크라는 액티비티 활동이 있다. 우리의 구름다리 같은 것으로 나무사이에 설치해놓고 걷는 액티비티이다.  

 

 

저녁이 되면 호수 위로 펼쳐지는 환상적인 일몰이 마음을 차분하게 만든다. 날이 어두워지면 곳곳에 박쥐들이 날아다닌다. 어두워진 맑은 하늘에는 별들이 가득하고 풀벌레 소리와 새소리, 바람소리 등이 혼합된 다양한 소리가 들린다. 만약 혼자있었다면 무서웠을 그런 소리다. 인터넷도 잘 연결되지 않는 곳이다. 자연을 오롯하게 느낄 수 있는 곳, 호수를 거쳐 온 시원한 바람이 낮 시간에 달궈진 뜨거운 열기를 식혀준다.

 

공동체 생활을 하는 이반족(Iban)

바탕아이(Batang Ai) 국립공원안에는 이곳의 원주민인 이반족(Iban) 족이 전통적인 생활모습을 유지하면서 살고 있다.이들의 주된 수입원은 관광객들에게 자신들의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약간의 기념품 등을 팔아 버는 수입이 전부이다. 주로 유럽계 관광객들이 온다. 관광객들에게 소주와 비슷한 맛의 술을 대접하고 이들의 환영행사와 춤을 보여준다. 

 

 

나무로 만든 기다란 복도식 주택 롱하우스

 

 

이반족은 ‘롱하우스’라는 독특한 집을 짓고 산다. 나무 기둥 위에 나무로 집을 짓는데 100여 미터가 넘는 긴 복도가 있고 여기에 30개가 넘는 방이 있는 공동체 생활을 한다. 마치 우리의 복도식 아파트와 비슷하다. 친척끼리는 안쪽 방에서 문을 만들어 이동이 가능하고 친척이 아니면 나무 벽으로 막혀있다. 이들도 젊은 층은 도시로 떠나 돈을 벌거나 학업을 하고 있고 주민들이 남아 생활하고 있다. 이들은 자연에서 얻은 재료를 가지고 음식을 만든다. 쌀밥과 산나물종류, 물고기를 식사로 대접하였다. 음식에는 향신료가 적게 들어가 우리의 음식처럼 담백하게 먹을 수 있다. 

 

 

‘개구리 레이스(Frog Race)’ 를 통해 자연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다. 

 

 

보르네오 섬은 섬의 상당부분이 열대우림지역으로 키가 큰 나무들과 수풀이 빽빽하게 우거졌다. 또 곳곳에 크고 작은 웅덩이와 작은 시내가 흐르는 곳으로 이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다양한 동식물의 보고다. 이곳에서 매년 개최되는 개구리 레이스(Frog Race)는 환경에 민감한 개구리를 통해 생태환경의 중요성을 홍보하고 일깨우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행사다.

 

자연을 보호하고 인간의 무분별한 자연훼손으로 점점 개채수가 줄어드는 동식물, 특히 보르네오 섬의 작은 생명체에 대한 관심은 사람들이 개구리 레이스(Frog Race)에 참가하면서 주변에 알리는 효과를 거두었다. 쿠바국립공원(Kubah)에서 펼쳐진 개구리 레이스는 저녁 8시30분, 해가 거의 진 다음 개구리가 서식하는 연못으로 가서 개구리 사진을 찍어오는 이벤트이다.

 

 

개구리 사진찍는 체험이 무슨 재미가 있을까 하다가 막상 하고보니 의외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개구리 레이스(Frog Race). 개구리 레이스를 기획한 야생동몰 사진작가인 '치엔 리(Chien C Lee)' 씨는 "개구리는 환경에 민감한 동물로 개구리가 못사는 곳은 인간도 살 수 없습니다. 개구리를 통해 자연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를 기대합니다" 라고 환경보호의 필요성을 밝혔다.

 

말레이시아= 권기정    john@ttlnews.com
PHOTO 이진원(스토리포토웍스), 말레이시아 사라왁 관광청
REQUEST 말레이시아 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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