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오는 22일 홍콩과 싱가포르간 트래블버블이 첫 시행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양국에 높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시아는 물론 국내에서도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홍콩관광청은 12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마련해 아시아 내에서 국가 간 처음 진행되는 트래블버블의 상세 내용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 시도되는 홍콩과 싱가포르 간의 트래블버블 절차를 설명하는 권용집 홍콩관광청 한국지사장
권용집 홍콩관광청 한국지사장은 “홍콩과 싱가포르는 무역, 금융 산업 등이 활발하고 아시아 내에서도 허브가 되는 국제공항을 보유하는 등 많은 부분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 트래블버블 대상국으로 여건이 맞아 떨어졌다”고 말했다.
물론 홍콩질병당국의 승인없이 관광기관이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없는 사항이었지만 양국 모두 지역감염없이 감염자 발생이 3명 이하인 경우가 지속되고 있어 체결을 위한 협의도 긍정적인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 지사장은 "트래블버블이라고 해서 무조건 편하게 오고간다는 개념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협의된 규칙과 절차 안에서 진행되는 교류다"라며 양국이 트래블버블 시행에 협의한 사항들을 설명했다.
우선적으로 홍콩과 싱가포르 국적의 해당 국가 여권 소지자들이어야 한다. 홍콩이나 싱가포르에 거주하고 있어도 해당 국적이 아닌 외국인은 입국이 불가한 것이다. 여기에 1일 200명으로 입국제한이 되어 있고 양국이 지정한 항공사(홍콩 캐세이퍼시픽항공, 싱가포르항공)의 항공권으로만 입국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출발 전에는 14일동안 홍콩과 싱가포르 외에 타 국가를 방문한 이력이 있으면 안된다. 출발 72시간 전 각 출발지에서 코로나 테스트를 받아야 하고 음성 반응이 나와야 한다.
또한 항공권 예약시에도 지정된 항공사에서 구매해야 하는 것은 물론 코로나 사전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온 결과를 제출하고 건강 질의서도 작성 후 온라인으로 제출해야 한다. 도착지에 와서도 코로나 검사를 별도로 실시해야 한다. 이때, 도착지에서의 사전 검사를 예약했다는 증빙자료까지 제출해야 항공 체크인이 가능하다.
▲권용집 홍콩관광청 한국지사장은 “코로나 이전부터 시위로 관광시장이 침체돼있던 홍콩이 제일 먼저 트래블버블을 시행하는 것에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강조했다.
특히 싱가포르에서는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커뮤니티 기반의 트레킹 앱(Trace Together)을 개발했는데 홍콩에 도착한 싱가포르인들은 해당 트레킹 앱을 실행할 필요 없지만 싱가포르에 도착한 홍콩인들은 싱가포르 트레킹앱을 계속 실행하고 다녀야 한다.
코로나 사전 검사도 여러 단계에 걸쳐 시행, 검사 방법도 양국이 동일한 방식을 선택해 일관되고 객관적인 진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가는 경우 홍콩 출발시 사전 검사를 진행하고 싱가포르 도착시 한번 더 검사를 받게 된다. 싱가포르에 머물다가 72시간 이내로 홍콩에 돌아오는 경우는 싱가포르 출발 전 검사는 생략된다. 여정이 72시간이 넘는 경우 싱가포르 출발시 사전 검사를 진행하고 홍콩에 도착해서도 다시 한번 검사를 진행하게 된다.
홍콩 출발전 사전 검사 비용은 499 홍콩달러로 한화 약 6만5000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자비로 지불해야 한다. 단, 싱가포르에서 홍콩으로 돌아올 때 받는 검사 비용은 면제다.
▲싱가포르에서 현지 동선 파악을 위해 만든 Trace Together 어플의 설치 화면
트래블버블 시행 시작부터 15일 간 양국간 항공편은 일일 1편으로 운항되며 캐세이퍼시픽항공(CX)은 화•목•토, 싱가포르항공(SQ)은 월•수•금 운행된다. 트래블버블이 성공적으로 운영될 경우 항공편은 점진적으로 늘어날 계획이며 하루 2편 운항까지도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트래블버블의 모든 절차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기에 양국 중 한쪽이 일일 확진자 5명을 넘기게 되면 바로 일시 중단된다. 이후 확진자가 감소시 다시 재개되는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홍콩 현지 관광기관 및 업체, 호텔, 어트랙션, 숙박업체 등에서는 홍콩 관광시장 회복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많은 기대를 품고 있다.
홍콩관광청 싱가포르지사는 그 어느때보다 홍콩 입국객 유치를 위해 놀이동산 입장권 증정 등 다채로운 혜택의 프로모션 마련은 물론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전방위적으로 홍보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이같은 홍콩의 현지 분위기도 언급하며 권 지사장은 “코로나 이전부터 시위로 관광시장이 침체돼있던 홍콩이 제일 먼저 트래블버블을 시행하는 것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강조했다.
한편 홍콩은 이번 트래블버블을 성공시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 국가들과도 차례로 트래블버블을 체결하고 싶다는 간절한 뜻을 내비쳤다. 홍콩 인바운드 시장에서 한국은 중국, 대만에 이어 3위를 차지할만큼 상위권에 항상 이름을 올려왔으며 코로나 이전 마지막 집계에 따르면 150만 명 가량 방문했을 만큼 주요 방문국이기 때문이다.
홍콩을 방문하는 싱가포르인은 연간 평균 60만여 명에 그쳐 홍콩 인바운드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음에도 트래블버블을 제일 먼저 체결했기에 홍콩은 한국과의 트래블버블 체결에 대한 의지가 높다.
비단 홍콩의 인바운드 시장 회복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홍콩인들의 주요 해외여행지에 한국은 세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인기가 높다. 도시국가인 홍콩은 해외여행 빈도가 월등히 높기 때문에 홍콩과 한국의 트래블버블 체결시 인접국인 한국으로의 관광 수요 역시 증대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질병관리청 등 방역 통제 기관의 유연하지 못한 정책과 우려섞인 시각으로 긍정적인 논의가 어려운 실정이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트래블버블이 시작도 전에 해당 국가들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는데 우리도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았으면 한다"며 "30분만에 결과가 나오는 진단키트도 허가가 난 것으로 아는데 이런 기술들을 여행업계에 우선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융통성을 발휘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연비 기자 jyb@ttl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