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상도의에 여행업계 DB 전쟁 발발
민다-마이리얼트립 첨예한 갈등, 스타트업 생태계 공정 경쟁 위협하나
2025-01-22 01:15:05 , 수정 : 2025-01-22 08:59:32 | 정연비 기자

[티티엘뉴스] 20년 동안 쌓아온 한 스타트업의 소중한 자산이 무단으로 탈취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업계의 상도의와 윤리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21일, 한인 민박 플랫폼 '민다'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자사의 핵심 데이터베이스(DB)가 경쟁사인 '마이리얼트립'에 의해 무단으로 탈취당했다고 밝혔다. 민다 측에 따르면, 2022년 5월부터 8월까지 약 3개월간 마이리얼트립 소속 직원들이 민다 플랫폼 내에서 예약과 취소를 반복하며 한인민박 DB를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윤희 민다 대표(사진)는 "20년간 전 세계 한인 민박들과 직접 소통하며 구축한 데이터를 마이리얼트립이 무단으로 이용하며 우리의 노력을 무시하고 업력을 한 번에 빼앗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인기 여행 도시 상위 10% 인기 한인 민박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고 민다는 20년 간 구축한 한인 민박 DB가 조직적으로 유출되었고 더불어 정상적 플랫폼 운영 차질이 불가피했음을 지적했다. 

민다 주장의 일면에는 ‘직원 개인이 과연 혼자만의 이익을 위해 스스로 복잡한 과정을 했을까’라는 전제가 있다. 결국 이번 일로 이익을 얻게 되는 것은 개인이 아닌 소속 회사인 마이리얼트립이라고 반문했다. 직접적인 행동을 한 마이리얼트립 소속 직원에게 형사소송은 물론 마이리얼트립 법인에도 민사 소송을 건 이유다.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한 이들은 소송까지 가게 되었으나 지리멸렬한 싸움은 어느새 32개월째 진행중이다.

이번 사건의 심각성은 단순한 기업 간 갈등을 넘어선다. 민다는 이를 스타트업 생태계의 공정 경쟁과 윤리 문제로 규정하고 있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 생태계의 혁신과 균형을 무너뜨리고 창업자들의 노력을 무시하는 행위"라며 그 위험성을 경고했다.

 

 

마이리얼트립 측은 해당 사건에 대해 이동건 대표가 직접 사과를 했고 결과적으로 영업방해를 했다는 점에서 도의적 책임은 인정하지만 민다 측이 요구하는 10억 원의 배상액은 과도하다고 못박았다. 경영진에서는 관련 내용을 사전에 알지 못했고 조사에서도 같은 부서 나머지 직원들은 개입이나 실질적으로 자행했다는 정황이 없어 기소가 안됐기에 회사차원의 조직적 움직임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민사 재판의 선고 기일이 곧 다가오므로 법원의 판결을 기다린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이에 민다는 스타트업 생태계 혁신과 균형을 무너뜨리고 창업자들의 노력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심각성을 경고했다. 마이리얼트립에 진정성 있는 공개 사과, 구체적인 손해배상, 불법 취득 정보 서비스 중단,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장치 등을 요구했다.

아울러 민다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며 여행업 전반에서 또다시 일어날 수 있기에 비슷한 피해를 입은 개인이나 업체가 있다면 연대하기를 제안했다. 민다는 이번 사건을 스타트업 생태계의 공정 경쟁과 윤리 문제로 삼고 있다. 이번 소송을 통해 공정한 경쟁의 중요성을 알리고 스타트업이 혁신할 수 있는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다짐했다.

한편 이번 갈등은 침체된 여행업계의 분위기를 한층 무겁게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식이면 중소여행업체가 어떻게 버티나", "한국 여행업과 스타트업들의 경쟁력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비단 스타트업뿐 아니라 여행업 생태계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서는 공정한 경쟁과 윤리적 기업 운영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업계 전반의 자정 노력과 함께,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연비 기자 jyb@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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