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여행업계가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으며 소비자들과 수수료 분쟁으로 씨름하고 있지만 정작 여행사들은 제휴 업체들에게 예약 취소된 항공권이나 여행상품의 중개 수수료를 환불 또는 감면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본지가 문의한 글로벌 업체들의 공식 홍보 담당자들은 본사에서 특별한 지시가 내려온 것도 없고 담당자 선에서 알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가격 비교 사이트로 메타서치로 운영되는 글로벌 업체들의 경우는 이러한 상황을 아예 회피하거나 입장을 에둘러 표현하고 있다.
호텔 가격비교사이트인 호텔스컴바인 측은 “웹페이지에 내에서 결제가 이루어지지 않기에 상품의 중개 수수료 환불 또는 감면은 자사에는 해당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들며 “해당 논의는 여타 다른 OTA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항공 가격비교사이트인 스카이스캐너는 본지의 문의에 “어려운 시간을 함께 헤쳐나가고자 다양한 방법으로 여행사 및 항공사를 포함 국내 파트너사를 지원하고 있다”며 “각 파트너와 개별 사례 또는 계약을 공개할 수 없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을 밝히기 어렵지만, 적극적인 논의를 통해 최대한 한 파트너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만 밝혀 어떠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제휴 파트너사들도 할말은 있다. 현재 여행 수요가 바닥이고 매출 자체도 무(無)에 가까운 상황인 가운데 상생 정책 실현이 어렵거나 시행의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홈쇼핑업체들은 이미 코로나19 본격화와 동시에 여행상품 방송이 멈췄고 이커머스 업체들 역시 여행 트래픽이나 수요가 없어 하반기 여행상품을 얼리버드 딜로 진행할 정도로 심각하기에 상생 정책을 고려될 상황이 아님을 밝혔다.
글로벌 기반의 여행사들의 경우 전 세계 여행시장의 악화로 파트너들에 대한 지원 역시 고려되거나 실행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비춰진다.
이미 본사에서 3000여명을 감원해 전 세계 여행시장의 심각성을 각인시킨바 있는 익스피디아는 본사에서 한국 B2B시장에 대한 별다른 지침이 내려오지 않았고 따라서 해당 문의를 별도 확인해야 하는 상황임을 밝혔다.
중국 기반 여행사인 트립닷컴도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아니지만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여행사들의 제휴업체이기 전 역시 여행사이고 제살을 깎아서라도 최대한 고객을 배려하는 차원으로 영업중이기 때문에 마땅한 정책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실제로 트립닷컴은 이미 1분기 매출이 전년비 최대 50%까지 떨어지는 손실을 입었다. 최근 내놓은 사전 예약 제도도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한 관광활성화 계획일뿐 파트너사들에게 제시하는 직접적인 대안은 아니다.
한편 일부 글로벌 여행업체들이 국내 여행업계에 수수방관하고 있는 사이 국내 여행업계와 긴밀한 제휴업체들은 여행업과의 상생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상반된 모습을 보여준다.
11번가의 경우 비록 수수료 감면은 아니지만 파트너사 프로모션 비용을 낮춰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파트너 입장에서는 비용절감하는 것은 동일하다. 프로모션 분담율을 11번가가 좀 더 가져가기 때문이다.
금주까지 재택근무를 진행중인 G마켓이나 옥션은 현재 관련 사항을 논의 중이다. 필수 재택근무가 종료되는 다음주부터 자세한 정책의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SSG닷컴의 여행서비스인 tr,iip은 오픈 이후 입점된 여행사 수수료 면제 6개월간 진행하고 있고, 향후 코로나 확산 추이가 어떻게 될지 예의 주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코로나19로 인해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업주들을 지원하고, 제휴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상생 지원책을 마련 및 시행에 나섰다. 야놀자는 코로나19로 가장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대구, 경상북도 및 제주 지역에 위치한 모든 제휴점을 대상으로 3월 광고비를 전액 포인트로 돌려줬다. 환급된 포인트는 오는 8월까지 광고 및 마케팅에 사용 가능하다.
여기어때 여기어때는 대구 지역 중소형호텔을 대상으로, ‘광고비 50% 즉시 지원’을 4월까지 진행하며 제휴점의 운영비 절감을 목표로 광고비를 50%까지 낮췄다. 각 제휴점은 개별적 신청 절차 없이 혜택을 일괄 적용받는다. 여기어때는 또 다른 피해 지역인 경북과 부산 지역의 주요 제휴점을 대상으로 1곳 당 최대 50만원 상당의 마케팅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정연비 기자 jyb@ttl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