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최근 미국-터키 간 갈등으로 인한 터키 리라화(TRY) 이상 급락이 터키 여행 문의 증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8월 10일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인상 선전 포고로 터키 리라 가치는 급락하고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미국 전자제품 불매를 선언했다. 8월 13일 한때 연초 대비 69%까지 떨어진 리라화는 8월 24일 기준으로 ‘1리라 184.59원’으로 다소 회복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KRT여행사 관계자는 “리라화 가치가 최저점을 기록한 8월 13일 포함 일주일 동안 상품 문의가 전월 동기간 대비 약 33% 증가했다”며 “올해초 터키여행에 대한 기사나 방송이 많이 노출됐기도 하고, 최근 리라화 이슈 때문에 더 주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모두투어 관계자도 “터키가 최근 3년간 이스탄불 테러 등으로 여행 발길이 뜸했기 때문에 기저효과를 누리고 있다”며 “환율 호재도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지에서는 리라화 급락으로 터키 명품점, 백화점 등은 명품을 구매하려는 여행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는 소식이다. 급락 이전보다 현저히 낮아진 물가수준을 고려하면, 현지에서 소비하는 식비, 교통비 등 여행경비도 절약할 수 있다. 온라인 직구 문의도 크게 늘어났고 인기 검색어로 ‘터키 버버리’, ‘터키 구찌’, ‘터키 온라인 직구’ 등이 상위로 올랐다.
그러나 터키 직구의 경우엔 터키 현지의 주소지(배송대행지)로 제품을 받은 뒤 다시 한국으로 보내야 한다. 우리나라로 직배송되는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배송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배송대행지를 가장한 사기 사건의 위험성도 높다고 한국소비자연맹은 주의를 당부했다. 더욱이 해외직구 금액은 미국 직구를 제외하고 150달러가 넘으면 구매액 전체에 대해 20~25%의 세율이 적용된다. 여기에 구매, 배송 등의 수수료까지 붙으면 사실상 리라화 환율 급락에 따른 이득을 보는 명품 직구는 어렵다는 해석이다.
특히 리라화 급락 이후 현지 백화점, 쇼핑센터 등에서도 리라화 환전보다는 유로, 달러 통용을 주도하고 있어 큰 혜택을 볼 시기는 지났다는 게 현지 주민들의 의견이다.
한편 현지에서는 소매치기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재래시장, 쇼핑몰 등에서 일어난 소매치기 사고에 대한 글이 커뮤니티를 비롯한 SNS에 올라오는 것도 여행객의 주의를 더 요하는 요인이다.
현재 터키는 이스탄불 ‘황색경보’(여행자제), 수도 앙카라와 주요 관광지는 ‘남색경보’(여행유의) 등으로 여행을 준비하거나 여행하고 있다면 외교부와 현지 대사관 등 정보를 수시로 체크하는 편이 좋다.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 ‘형제의 나라’ 등으로 불리는 터키는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와 유구한 역사가 빚어낸 유산, 천연의 비경, 지중해식 음식 등으로 관광·휴양·골프여행객이 많다. 그러나 쿠르드족과 IS 등 터키-미국 간의 내재된 갈등이 해결되지 않는 한 이번 미국의 경제제재는 3000억 달러에 가까운 대외부채로 어려움을 겪는 터키에 또 다른 시련이 가해졌다는 게 관련 학·재계의 관측이다.
김종윤 기자 yoons35@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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