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국내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국내여행경비 세액공제는 꼭 필요
한국관광협회 중앙회 국내여행업 위원회 김명섭 위원장
2019-12-18 13:59:14 , 수정 : 2019-12-18 14:06:25 | 권기정 기자

[티티엘뉴스] 국내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조언, 한국관광협회 중앙회 국내여행업 위원회 김명섭 위원장

 

▲ 한국관광협회 중앙회 국내여행업 위원회 김명섭 위원장

 

 

■ 정부는 관광산업의 적자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내 놓아야 할 때

 


지난 7월 3일 정부는 하반기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신규 정책과 지원·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복합 테마파크를 조성하고, 국제관광도시와 관광거점도시를 선정하는 등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국내관광 인프라를 확충하고 국내 관광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여행업계 종사자들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관광수지 적자와 지역관광산업의 낙후, 서울, 부산, 제주 등 편중된 관광소비시장 등 여전히 많은 문제들이 남아 있다. 정부의 정책이 보다 더 현장의 목소리와 요구를 반영하고, 문화관광산업 현장에서 희망하는 좀 더 시급한 사안들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 인프라 확충 사업만 가지고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를 극복하고 단기적이고 실효성 있는 관광산업 활성화를 이룰 수 없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7월11일 ‘제2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우리의 관광수지는 17년째 적자를 계속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관광적자는 138억 달러로 재작년 적자 65억 달러의 두 배를 넘는다.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138억 달러라는 적자 규모는 15조원이 넘는 엄청난 수치다. 최근 한국 관광 산업의 엄중한 현실을 솔직히 토로한 셈이다. 


따라서 관광수지 적자만 이야기 할 것이 아니라 내국인이 국내관광을 할 수 있게 인프라 개선 및 투자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그리고 내국인이 관광을 할 수 있게 지원을 해야한다. 그 지원책이 바로 국내여행경비 세액공제다. 세액공제는 관광수지 적자를 해소하고, 국내 관광객들의 소비를 촉진시키는 직접적이고 실효성 있는 제도가 될 수 있다. 국민들의 여가생활 및 국내여행 활성화를 통한 내수경기 진작과 일자리 창출에 큰 효과를 불러오는 국내관광분야의 활성화를 한 방법이다.


이를 위해 국내여행경비 중 식비, 교통비, 숙박비, 입장료, 여행상품 구입비 등에 대한 연말세액 공제 추진이 필요하다. 2018년 기준 1인당 6.9회의 국내여행과 여기에 약 총 96만원의 여행경비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20-40대가 주된 국내여행의 수요층으로 약 3조 5천억 원의 소비유발효과가 있다. 그래서 제도적으로 1년에 100만원 한도에서 세액공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 세제혜택 기업은 한국관광 품질인증제기준 적용으로 서비스와 이용 만족도까지 높일 수 있어

 

이미 소득공제를 도입한 정책 사례들이 있다. 그중  2018년 7월 ‘도서·공연비 소득공제’ 제도는 문화소비를 유도하였으며, 전통시장 활성화나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 등 특정한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도입했던 경험들이 있다. 국내 관광객들의 여행 경비에 대해 소득공제나 세액공제를 해주면 국내 여행객들의 소비를 진작시키고, 지방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면서 내국인 국내관광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가장 실효성 있는 제도가 될 것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세수감소와 조세 형평성 문제, 고소득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역진 현상, 여행 경비의 구분이 곤란한 경우 등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공제 대상 기준과 항목을 명확히 잡으면 절차적인 문제는 많은 부분에서 해결 될 수 있다. 기업입장에서도 세제혜택 기업은 한국관광 품질인증제기준 적용으로 서비스 품질 향상으로 고객들의 이용 만족도까지 높일 수 있다.


태국의 예를 봐도 2015년부터 국내여행 패키지 비용과 숙박비에 한해 여행경비 세금공제 혜택 (공제총액은 한화 약 50만원)을 주고 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들이 관광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다양한 지원 사업 및 정책과 함께 세액공제 사업이 병행된다면, 훨씬 더 직접적인 경제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 내국인들이 편하게 국내여행을 할 수 있다면 외국인 관광객도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

 


올 한 해 예상되는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1500만 명 남짓. 한 해 3000만 명이 넘는 외래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일본과 차이가 많이 난다. 일본의 예를 보면 일본의 관광진흥전략은 내국인들이 찾을만한 관광지와 상품을 개발해 그곳으로 외국인까지 유치하자는 것으로 요약된다. 서울과 제주에만 외국인이 몰리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각 지방에도 관광객이 몰린다. 지역마다 특색있는 볼거리와 체험상품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나가노현 하쿠바(白馬)마을이 대표적이다.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개최이후 관광지로 각광받던 이곳은 침체 이후 ‘하쿠바 투어리즘’이라는 자체 조직을 결성하고 인프라 확장과 홍보 등을 통해 외국인 숙박객 수를 2005년 3만명에서 2017년 11만명으로 급속히 늘렸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이 발표한 2018년 외국인 방문자는 3119만명으로 아베 신조 총리가 연말에 취임한 2012년(836만명)과 비교하면 6년만에 3.7배 늘었다. 2009년 외국인 관광객 숫자에서 한국에 역전당한 일본이 2015년 한국을 재역전한데 이어 최근 3년동안은 연평균 450만명이 증가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20년 ‘방일관광객 4000만 명’ 목표 달성을 위해 매년 저비용항공(LCC)의 취항 편수를 20%까지 늘리는 정책 수단을 준비하고 있다. 야노 가즈히코 미즈호종합연구소 조사본부 이사는 “아베의 전략 가운데 명확히 성과를 내고 있는 분야는 관광”이라고 평가했다.


베트남의 경우도 참고할 만 하다. 지난 11월 말까지 베트남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1420만 명. 불과 2년 전만 해도 외국인 관광객 수가 우리보다 700만 명이나 적었던 베트남이 연말까지 세운 목표가 1600만 명이다. 관광지에 가격 표시제를 도입하고 관광 소규모 업체에는 서비스 교육을 실시했다. 한국 화폐를 입금하면 베트남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자카드도 선보였다. 우리나라도 내국인이 편하게 여행할 수 있게 환경 개선(바가지 요금 개선, 숙박품질 개선, 연계 교통편 확대 개편 등)에 투자하면 외국인 관광객 역시 자연스럽게 그 숫자가 늘 것이다.

 

 

 

 

■ 2015년 일본에 외국인 관광객 수 역전당해

 


일본 정부는 2000년대부터 꾸준히 관광 산업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피력해 왔다. 2003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는 해외관광객 유치를 위한 ‘요코소 재팬(어서오세요 일본)’ 프로젝트를 범정부적으로 펼치기 시작했다. 아울러 일본은 2007년 ‘관광입국’을 표방한 이후부터는 입국 문턱을 낮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2008년에는 국토교통성의 일개 국에 불과했던 관광국을 관광청으로 승격시켰다.


아베 신조 총리 역시 관광 진흥에 매진 중이다. 아베 총리는 “관광은 성장 전략의 큰 기둥”이라며 2012년 말 재집권 이후부터 관광 산업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는 재집권 후 곧바로 자신이 의장을 맡는 ‘관광입국추진 각료회의’를 신설하며 일본 관광 산업의 컨트롤타워가 자신임을 만방에 알렸다. 2015년에는 ‘내일의 일본을 뒷받침하는 관광비전 구상회의’라는 회의체도 만들어 관광 산업을 지속가능한 성장전략으로 가져가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통계를 보면 분명한 현실이 드러난다. 세계관광기구(WTO)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 숫자는 2012년 한국 1114만 명, 일본 836만 명에서  2014년 한국 1420만 명, 일본 1341만 명, 2015년 한국 1323만 명, 일본 1974만 명으로 일본에 역전당했다. 이후 격차는 점점 벌어졌다. 2016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724만 명, 일본은 2404만 명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사드 등의 영향으로 오히려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334만 명으로 줄어들었다. 그사이 일본은 2869만 명으로 격차를 더 벌렸다. 작년 한·일 간 외국인 관광객 수 격차는 1500만 명이 넘는다.

 

단순히 외국인 관광객 숫자 뿐만 아니라  관광수입은 더 큰 차이가 난다. 양국의 관광수입은 이미 2010년 각각 103억 달러와 132억 달러이다. 2016년에는 한국 173억 달러, 일본 307억 달러, 2018년에는 한국 134억 달러, 일본 341억 달러로 2.5배 이상 차이를 기록했다. 세계경제포럼이 140여국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국가별 관광 경쟁력 순위를 보면, 2015년 한국은 29위, 일본은 9위였다. 작년 한국은 19위, 일본은 4위다.

 


일본 정부가 관광 산업에 전력을 다하는 이유는 뭘까. 관광 산업이 일본이 직면한 고령화라는 엄청난 문제를 돌파할 수 있는 해결책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일본을 배우자”고 얘기한 맥락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총리는 “일본은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와 인구 감소에 들어갔다. 지방 소멸이라는 용어가 우리보다 먼저 나온 곳도 일본이었다. 일본의 지방자치단체들은 관광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 국내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세액공제는 꼭 필요

 

관광은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산업이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소비와 생산, 유통을 동시에 위축시키는데, 관광은 유동인구 특히 상대적으로 젊은 유동인구를 유입시켜 소비와 유통을 늘리고 생산을 자극한다. 고정인구에 비해 유동인구는 소비성향이 높다. 그래서 관광은 고용유발 효과가 매우 높다. 관광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낸다. 정부 분석에 따르면, 10억원을 투자했을 때 늘어나는 취업자는 제조업은 8.8명이지만, 관광은 18.9명이다.

 

앞서 말한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 관광산업 현실을 감안한 국민의 국내여행경비(식비, 교통비, 숙박비, 입장료, 국내여행상품 구입비 등) 에 대한 연말 세액공제 추진을 해야한다. 2018년 기준 1인당 평균 여행지출액은 95만9천원, 그리고 평균 6.9회의 여행 횟수를 보였다.  총 소비유발효과는 약 3조5천원이다. 1인당 100만원 한도 내에서 국내여행 경비 세액공제가 확정되면 국민들의 여가생활 및 국내여행 활성화를 통한 내수경기 진작과 일자리 창출에 큰 효과를 가지고 올 것이다.

 

 

 

※ 본 인터뷰는 당사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

 

권기정 기자 john@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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