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욱소장의 여행업 트렌드 ▶ 소규모 여행사의 마케팅 비법 34
34. 대형 패키지 여행사들의 시대는 끝났다.
대형 패키지 여행사들의 주가가 연일 폭락하고 있다. 사드 배치 이슈로 불거진 중국의 한한령의 후폭풍이 여전하고, 헝가리에서 유람선 사고가 크게 났으며, 최근에는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까지 여행사들의 위기가 계속된다.
언제나 그렇듯이 위기 뒤에 기회가 오는 법이니 시간이 지나서 이런 요소들이 사라지면 여행사들의 봄날이 다시 찾아올까? IMF 위기를 극복한 이후와 2008년 금융위기가 지나가고 나서 엄청난 실적 증가를 맛봤던 그 경험을 다시 하게 될까? 안타깝게도 지금의 위기는 과거의 위기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과거에는 외부 악재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위기였다면, 지금의 위기는 쌓여왔던 여행사들의 내부적인 문제들이 외부 악재를 만나 드러나게 된 것이라는 점이 다르다.
그렇다면 현재 여행사들이 직면한 위기의 근본은 무엇일까?
여행사는 여행지에 대한 정보의 우위를 바탕으로 여행객들이 여행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부분을 대신 준비해주고 그에 대한 수수료를 얻어가는 것이 기본 수익 구조다. 그런데 모바일 온리(only) 시대에는 여행지에 대한 정보 수준에서 여행사는 고객을 앞서지 못한다. 또한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언어적인 문제도 더 이상 여행자들의 발목을 잡지 못한다.
더욱 결정적인 이유는 OTA(Online Tour Agency)의 성장이다.
여행이라는 복잡한 행위가 온라인 상에서 개별적으로 판매될 수 있게 틀이 잡히게 되면서 고객들은 기존 여행사를 굳이 찾을 필요 없이 온라인과 모바일 상에서 여행상품을 편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OTA들은 ‘여행’이라는 큰 틀 안에서 정형화 모듈화 할 수 있는 요소들을 뽑아내서 상품화를 시키고 있는데, 가장 먼저 항공권부터 시작해서 이제는 여행지에서 일어나는 모든 요소(현지투어 등)들을 정형화 하여 온라인상에서 판매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고객들은 굳이 불편하게 여행사를 직접 찾아가서 ‘상담’이라는 행위를 할 필요 없이 인터넷 검색r을 하면 되고, 여행상품도 여행사보다 더 편리하고 가격도 저렴한 OTA를 통해 구매한다. 여행사는 점점 인터넷과 모바일에 익숙하지 않은 ‘나이 든’ 사람들이나 찾는 곳이 되었다. 안타깝게도 기존 패키지 여행사들은 바뀐 여행의 유통 시스템 안에서 점점 밀려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패키지 여행이라는 형태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여전히 상담을 통해 여행을 가려는 사람들은 존재할 것이고, 패키지 여행을 통해 고민하지 않고 편하게 여행을 즐기려는 고객도 계속 존재할 것이다. 다만 패키지 여행이 여행의 대명사가 되던 시대는 끝났고, 다양한 모습의 여행자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여행상품을 구매하고 소비하게 될 것이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대형 여행사를 찾는 시대는 더 이상 오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패키지 여행 중에 무언가 독특하고 의미 있는 콘텐츠가 있는 상품 위주로만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해 나갈 뿐이고 그 외의 일반적인 여행상품은 OTA나 유통업체의 하청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더 이상 패키지 여행사에 장미빛 미래는 없다.
글 : 욱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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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은 당사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
정리=권기정 기자 john@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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