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욱소장의 여행업 트렌드 ▶ 소규모 여행사의 마케팅 비법 26
소규모 여행사가 주목해야 할 여행업트렌드 part 1. Gig Tour
중대형 여행사들 역시 트렌드를 읽는 것이 중요하지만, 소규모 여행사는 늘 틈새를 노려야 하는 만큼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를 읽고 사업방향을 정하는 것에 더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래서 앞으로 종종 소규모 여행사가 주목해야 할 여행업 트렌드에 대해 이야기 해 보려고 한다.
최근 여행업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단기여행’ 트렌드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의 인식이 ‘워라밸(Work-life balance)’,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등과 같이 변화했고, 거기다 주 5일제나 유연근무제등이 정착되면서 여가를 즐기는 것이 과거에 비해 훨씬 손쉬워 졌다. 또한 여행 정보를 얻는 것도 과거에 비해 쉬워지면서 여행의 문턱 자체가 낮아졌다. 즉, 여행(여가)를 즐기는 데 있어서 가격적으로도 부담이 없어졌고, 정보를 얻기 쉬우니 준비과정에서의 부담 역시 줄어들었다.
당연히 이런 제반 여건에 따라 1인당 여행의 빈도수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과거에는 1년에 한 번, 또는 몇 년에 한 번씩 즐기는 것이 ‘여행’이었다면, 이제는 매월, 매주말마다 즐길 수 있는 생활 레저가 되었다.
이런 단기 여행이 가능해진 것은 위에서 언급한 것도 중요한 요인이지만, 더 중요한 요인은 교통의 발달이다. 한국이 1일 생활권, 반나절 생활권이 된 지는 꽤 오래전 일이긴 하지만, 이렇게 촘촘히 도로망이 연결되고, 고속철도 및 항공기를 이용하는 것이 손쉽게 된 지는 그리 오래전 일은 아니다. 특히 항공은 저가항공사 및 외항사들이 난립하면서 다양한 시간대와 가격대를 고객이 손쉽게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다. 결국 여행을 즐기는 데 필수적인 ‘이동시간’을 최대한 단축하고 실제 여행을 즐기는 시간을 극대화 할 수 있게 되면서 여행의 가성비 자체가 높아진 것이다.
인식의 변화, 제도의 변화, 교통의 발달 등등 이런 다양한 요인이 상호 작용하면서 여행의 트렌드 자체가 단기여행으로 바뀌었고, 이것이 여행업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살펴보자.
첫번째로 사전 면세점의 매출 하락이다.
여행의 빈도수가 높아지면서 여행객의 최접점에 있는 면세점이 특수를 누릴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면세점 매출은 변화가 별로 없거나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과거에는 해외여행을 가는 것이 특수한 상황이었던 만큼, 면세점 쇼핑 역시 특수한 상황에서만 즐길 수 있었다. 그런만큼 한번 면세점에 들를 때 최대한 많이 쇼핑을 하려고 하는 심리가 작용했다. 하지만 여행이 보편화 되면서 해외를 나가는 것 자체가 일상이 되어버리니 면세점을 이용하는 것 역시 특별할 게 없어진 것이다.
반면 현지에서 물건을 사고 추후 세금을 돌려받는 사후 면세점의 매출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사전 면세점의 물건들은 대부분 한국에서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인 반면, 사후 면세점은 현지에서 구매하는 만큼 한국에서 구하기 어려운 물건이기도 하고, 현지에서 직접 물건을 사는 ‘재미’까지 얻을 수 있다. 물론 온라인 쇼핑의 발달, 직구의 보편화 등도 중요한 원인이겠지만, 여행에 대한 트렌드 변화가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 할 수 있다.
두번째는 체험여행의 성장이다.
여행이 일상이 되면서 사람들은 여행이 안 가본 곳을 가는 것이 아니라 가 봤지만 다른 방법과 다른 목적으로 즐기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매번 오사카에 가지만 이번에는 ‘먹방’에 치중하고, 다음번에는 쇼핑에 중심을 둔다. 그리고 한 곳을 짧지만 자주 가면서 현지인처럼 현지를 ‘느껴’ 보기를 원한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멋드러진 호텔보다는 현지인처럼 살 수 있는 숙박공유 서비스를 선호하고, 관광명소 보다는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시장을 간다. 가이드북에 나와 있는 맛집을 가기보다는 현지인들이 자주 가는 식당에 가서 익숙하지 않은 맛을 즐긴다.
그러다 보니 기성 여행상품은 성에 차지 않고, 무언가 남들이 많이 하지 않은 것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는다. 남들 다 가는 박물관에 가서 수박 겉핧기 식으로 보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깊이 있게 느끼고 지식에 대한 갈증을 채워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원한다.
즉, 여행사들은 좀 더 전문화 되어 현지를 제대로 소개해 주지 못하면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다.
마지막으로 탈숙박 트렌드다.
교통이 극도로 발달하다 보니, 단기여행에 있어서 숙박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되어버렸다. 국내여행은 특히 그런 경향이 강한데, 만약 서울에서 부산으로 여행을 간다고 생각해 보자. 과거에는 가는데 만 5시간이고, 현지를 돌아다니다 보면 바로 돌아올 시간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요즘은 2시간이면 부산에 갈 수 있는데다 현지 교통도 잘 정비되어 있어 어디든 금방 가서 즐길 수 있다. 기차시간도 다양한데다 저가항공으로 인해 하늘길도 다양하니 굳이 숙박을 할 이유가 없다. 심지어 기차를 타면 해운대까지 바로 연결되니 아침에 떠나 해운대에서 해수욕을 즐기고 밤에 서울로 돌아와도 큰 부담이 없다(사실 그래서 부산국제영화제 시즌 특수를 누리던 해운대 숙박업소들이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외여행도 마찬가지다. 이제 일본 전역 어디든 하늘길이 열려있는 데다 운항편수도 다양하고 많다. 가격도 저렴하니 꼭 숙박을 하지 않더라도 현지에서 꽤 오랜 시간을 즐기고 한국에 돌아오는 것이 어렵지 않다. 물론 해외여행 특성상 여전히 숙박을 하는 것이 대세이긴 하지만, 과거처럼 최소 3~4박을 해야할 필요가 없어지니 말 그대로 1박만 숙박하는 경우가 늘 수 밖에 없다. 숙박업소 입장에서 장기 숙박이 아니라 1박만 하는 고객이 늘어나게 되면 유지관리비 등과 영업비용이 더 들 수 밖에 없게 된다. 또한 도심지 주변에서 살짝 벗어난 숙박업소가 점점 사라진다. 과거에는 패키지 고객을 유치하거나 장기 숙박객을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었지만, 단기여행 트렌드가 자리잡으면서 도심지 주변의 교통요지에 있는 곳 위주로 숙박을 하고 외곽에는 발달된 교통을 이용해 찍고 오면 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시내에서 먼 호텔들은 국내 고객들의 호캉스 목적지로 이용되고 있고, 실제 여행객들은 도심지에서 먼 곳들을 피하게 된다.
이와 같이 여행의 트렌드가 완전히 변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언급한 ‘단기여행’의 트렌드에 따른 여행업의 다양한 변화를 통틀어 ‘Gig Tour’ 트렌드라 명명하고자 한다. ‘Gig’ 이라는 용어는 1920년대 미국의 재즈 공연장 부근에서 연주자를 필요에 따라 섭외해 공연하던 것을 지칭하던 용어였고, 최근에는 ‘임시의’ ‘즉석의’의 뜻에서 확장되어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여행업에서도 단기여행 트렌드가 초래하는 다양한 현상들이 계속 생기고 있는데 이를 하나로 묶어 사용할 용어가 필요할 듯 하여 생각해 봤다.(필자가 만들어 낸 용어이지만, 만약 이미 사용되고 있는 용어라면 언제든 연락 부탁드린다.) 긱투어 트렌드는 단기여행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기존 여행업의 생태계 전체가 변화하는 것을 지칭한다. 여행 ‘쇼핑’의 트렌드가 바뀌고, 여행을 즐기는 ‘모습’이 바뀌고, ‘숙박’을 선택하는 방법도 바뀌고 있다. 소규모 여행사라면 대형 여행사에 비해 빠르게 트렌드를 따라잡을 수 있어야 한다.
다음 시간에 좀 더 구체적인 방법을 논의해 보도록 하자.
글 : 욱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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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은 당사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
정리=권기정 기자 john@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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