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욱소장의 여행업트렌드▶ 소규모 여행사의 마케팅 비법 17
17. 포기도 할 줄 알아야 한다.
사업하는 사람들의 창업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바로 사업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직장생활을 하다가 사업을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한다. 여행사를 시작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대부분은 여행사 등에서 연관 업무를 하다가 나와서 창업을 한다. 통제받는 직장에서 뛰쳐나와 내 의지대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은 얼마나 멋진가? 어느 날은 밤새 야근하며 일을 하고, 어느 날은 훌쩍 여행을 떠나거나 친구들을 만나 맥주 한잔 할 수 있을 것이다. 출퇴근 시간도 내가 가장 선호하는 시간으로 정해서 편하게 일을 할 수 있다. 전날 취하도록 술을 마시고 다음날 출근하지 않아도 누가 뭐라하지도 않는다. 아마도 누구나 이런 장밋빛 미래를 그려보지 않았을까?
그러나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직장이 '전쟁터'라면 밖은 '지옥'이라 하지않는가? 그런데 몇몇 여행사 대표 중에는 애써 이런 현실을 외면하고 사는 분들도 있다. 그분들은 열심히 산다. 어느 날은 야근까지 하며 열심히 일을 하고, 어느 날은 술을 마시고 전화가 꺼져있다. 또 그러다 갑자기 아무 연락없이 몇 일동안 잠적하기도 한다. 출퇴근 시간 역시 정해져 있지 않아, 미리 연락을 하지 않고 사무실을 방문하면 번번히 헛탕을 치기 쉽다.
이런 분들은 여행사 운영하랴, 친구들 만나랴, 골프치랴, 여행다니랴… 한달이 정말 바쁘다. 그러다 보니 가족과의 스킨십도 부족할 수 밖에 없고, 건강도 점점 악화되는 것이 보인다. 기본적으로 인생에 욕심이 많으신 분들이라 하고 싶은 것이 많다. 그래서 사업도 하고 친구도 많고 취미도 많다. 분명 너무나 바쁜데 사업은 이상하게 잘 안된다. 고객은 점점 떨어져 나가고, 거래처 역시 하나, 둘 경쟁사에 빼앗기게 된다. 스트레스가 쌓이니 친구를 만나고 술을 마시고 골프를 친다. 피곤하니 사무실에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든다.
직장생활을 하던 사업을 하던 내가 가진 시간과 체력은 동일하다. 통제받지 않는다고 해서 시간이 더 늘어나거나 체력이 더 좋아지지 않는다. 게다가 체력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여행사는 서비스업인 만큼 내가 시간을 할애하는 만큼 피드백이 오는 업종이다. 어느 업종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여행업은 특히 손이 많이 가면 갈수록 수익이 늘어나는 법이다. 그런데 자기 사업이라고 영업시간도 마음대로고 종종 아무 이유없이 운영도 안하는 여행사를 누가 믿고 일을 맡길 수 있을까?
사업을 잘 하려면 기존에 누리던 것을 잘 포기해야 한다.
자주 만나던 친구도 못 만나게 되고, 사실상 술도 영업용이 아닌 이상 끊는게 좋다. 영업시간 이후에 내가 하는 행위가 내일 영업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일이라면 하지 말아야 한다. 사장은 곧 회사인데, 사장의 컨디션이 별로라면 사업이 잘 굴러갈 리가 없지 않은가? 가정을 포기할 수는 없으니 친구를 덜 만나고 술도 줄이고 골프도 줄이는 수 밖에 없다. 자주 못만난다고 절교하는 친구라면 어차피 안만나도 되는 친구다.
다 가질 수 없다. 잘 포기하는 것도 사업가의 자질이다.
글 : 욱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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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권기정 기자 john@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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