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욱소장의 여행업트렌드▶ 소규모 여행사의 마케팅 비법 18
18. 열정과 민폐사이
여행사를 운영하다 보면 주변 인맥의 도움을 받아야 할 때가 많다. 만들어진 제품을 판매하는 것도 아닌 서비스를 판매하는 업종인 만큼 사실 주변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사업을 지속해 나가기 어렵다. 직장생활을 할 때는 주변에 도움을 청할 일이 거의 없었다. 회사 내부 시스템으로 대부분 일이 처리되기 때문에 나에게 주어진 업무만 잘 소화하면 남에게 폐를 끼칠 일도 없고, 도움을 요청할 일도 없다. 하지만 사업을 하는 순간 이런 시스템의 도움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 나 혼자 모든 프로세스를 다 하던지, 몇 안되는 직원들과 씨름을 해야 한다. 그럼에도 노력으로 할 수 없는 전문적인 일이 필요하거나 영업적인 연결이 필요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외부의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인맥’인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여러 경로로 알게 된 지인들이나 친인척들, 전 직장 동료들이 바로 그것이다. 그 중에는 평소에 자주 연락해서 아무 꺼리낌 없이 부탁을 할 수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색하거나 어려운 사이여서 연락이 쉽지 않은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런데 이럴 때 필요한 사람은 꼭 연락이 어려운 사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업을 하는 것은 열정이 중요한 만큼 연락하기 어색한 인맥이라도 ‘철판깔고’ 연락을 해서 부탁을 하는 것이 맞을 수 있다. 하지만 어렵게 연락한 상대방이 민폐라고 느끼게 된다면, 약하게 연결되어 있던 끈마저 끊어지고 주위 평판마저 나빠질 수 있다. 사실 연락을 받은 당사자 입장에서는 평소에 연락도 없다가 뜬금없이 어려운 부탁만 한다면 기분이 나쁜 것이 사실이다. 사업을 하면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주변의 평판이기도 하니, 도움이 필요하다고 무작정 연락을 하거나 부탁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주변의 도움을 안 받고 사업을 한다는 것도 불가하다. 결국 인맥을 활용해야 하는데 어떻게 잡음없이 잘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
이럴 때는 나름의 기준을 세우자.
자주 연락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무작정 만나자고 할 게 아니라 유선상으로 먼저 도움을 요청할 내용을 간략하게 말하고 최대한 예의를 갖춰 만남을 요청하자. 거절당하더라도 최대한 예의를 갖췄다면 상대방에게 어느 정도의 부채감을 심어줄 수는 있을 것이다. 상대방이 참여하는 모임에 참석하여 자연스럽게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잡는 것도 방법이다. 사실 그래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여러 친목모임을 많이 나가기도 한다. 정기적인 모임을 하는 자리에서라면 자연스럽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을 테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도움이 필요하다면, 어느 정도의 사례를 하자. 사례라는 것이 꼭 금전적인 사례가 아니더라도 도움만 받고 입 싹 씻는다는 인상을 주지는 말아야 한다. 이것은 친한 친구 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상대방이 정말 호의로 도움을 주었다 하더라도 내가 정말 고마워 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줘야 한다. 그래야 인맥이 이어지니까.
무작정 열정만을 가지고 인맥을 이용하지 말자. 어느 정도의 민폐를 줄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업이지만,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예의를 갖추고, 도움을 받았다면 그에 상응하는 사례를 하는 것. 이것만 제대로 지킨다면 지속적인 인맥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글 : 욱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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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권기정 기자 john@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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