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트래블랩 욱소장이 전하는 소규모 여행사의 마케팅 비법 31
31. 에어비앤비(Airbnb), 제재와 퇴출이 답일까?
전 세계에 부는 ‘공유경제’ 바람은 한국에서도 전체 산업을 뒤흔들고 있다. 현재 사회적으로 가장 큰 이슈가 되는 분야는 단연 차량공유 분야라 할 수 있는데, 한국의 택시산업과 차량공유 업계는 여전히 격렬하게 논쟁 중이다.
차량공유라는 거대한 이슈에 묻히긴 했지만, 숙박공유 분야도 기존 산업과 엄청난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에어비앤비(Airbnb)를 이용하는 여행객들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기존의 숙박업을 대표하는 호텔과 게스트하우스의 공실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지방의 경우 호텔과 게스트하우스의 폐업이 속출하는 등 피해가 막심하다. 그러다 보니 불법 영업 - 현재 대부분의 에어비앤비(Airbnb) 숙소는 현행법상 불법이다 - 을 하고 있는 에어비앤비에 대해 전면 퇴출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기존 여행업 종사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에어비앤비를 퇴출하는 것이 답일까?
지난 글에서 에어비앤비(Airbnb)로 인해 여행업 생태계가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는 것을 언급했지만,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여행 얼리 어댑터 사이에서 재미있고 트랜디 한 숙박의 한 종류로 이용되던 것이 이제는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숙박을 선택할 때 가장 첫 번째로 고려하는 옵션이 되었다. 한국에 들어오는 외국인의 숫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호텔과 게스트하우스의 공실률은 늘어만 간다. 그렇다면 이들이 어디서 숙박을 하고 있을까? 통계에 잡히지 않은 많은 외국인들이 에어비앤비를 이용하고 있을 것이다.
이들이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어디든 에어비앤비 숙소가 있다. 몇 년 전, 서울 주요 도심지에서만 보이던 에어비앤비 숙소가 이제는 전국 어디든 없는 곳이 없는 상황이다. 지방의 도심지 주변은 말할 것도 없고, 벽지 산간의 오지에도 에어비앤비 숙소를 찾을 수 있다. 고객 입장에서 선택지가 넓은 에어비앤비를 선호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에어비앤비는 저렴하다. 비슷한 규모의 시설을 동일 기간에 빌린다고 가정하면, 에어비앤비 숙소가 가장 저렴하다. 또 에어비앤비의 장점은 빌리는 기간 동안은 내 집처럼 이용할 수 있어서 최근의 자유여행 트렌드에 어울린다는 것이다.
기존 숙박업이 공실의 증가는 폐업으로 직결될 수 밖에 없지만, 에어비앤비는 가지고 있는 공간을 활용해 추가 수익을 얻는 구조인 만큼 공실에 대한 부담도 적다. 되면 좋고 안되면 그만인 공유 서비스의 특징이 전국 어디든 에어비앤비를 볼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이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미 여행업에서 에어비앤비가 차지하는 위상은 엄청나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다양한 여행 기업들도 많아졌다. 에어비앤비를 제재하게 되면 새롭게 형성된 여행 생태계가 제대로 꽃도 피워보지 못하고 고사할 수 있다. 또한 에어비앤비 숙소가 도심을 벗어난 지방 곳곳에서 검색이 되면서 그동안 서울과 제주로만 관광객이 쏠리는 현상이 조금씩 완화되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뭔가 특별하고 새로운 체험을 원하는 여행객들이 시골의 민박집 같은 곳을 찾아가고, 이렇게 찾아간 여행객들이 즐길만한 새로운 여행 콘텐츠들이 생기면서 주변 여행경기가 활성화되는 선순환도 일어난다. 이것은 그동안 어떤 지방자치단체도 성공하지 못했던 일이다.
이미 에어비앤비는 여행업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에어비앤비로 인해 새로운 여행생태계도 만들어졌고, 여행의 문화 역시 새롭게 형성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퇴출과 제재만을 논하는 것은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일에 지나지 않는다.
이미 공유경제의 혁신은 되돌릴 수 없다. 혁신은 늘 기존 플레이어들의 고통을 동반하지만, 어느 정도의 희생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제 이들이 만들어 놓은 새로운 생태계를 인정하고, 전향적인 법 개정을 통해 여행업의 파이를 더 키워야 할 때가 아닐까?
글 : 욱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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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은 당사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
정리=권기정 기자 john@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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