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팔공산 기슭에 고즈넉이 자리하고 있는 동화사의 말사 송림사(松林寺)
▲송림사의 대웅전(전면)과 오층전탑(우측) 모습
경상북도 칠곡군 동명면 구덕리 팔공산 기슭에 고즈넉이 자리 잡고 있는 송림사(주지 도지 스님)는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다양한 보물들을 품고 있는 특별한 사찰이다. 불교인들은 물론 종교인이 아니라도 역사적인 의미와 함께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문화재와 경관을 즐기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송림사의 대웅전과 오층전탑 모습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 동화사(桐華寺)의 말사(末寺)인 송림사는 신라 진흥왕 5년인 544년 진나라에서 귀국한 신라의 승려 명관이 중국에서 가져온 불사리(佛舍利)를 봉안하기 위해 창건한 절이다. 현재 주요 건물로는 대웅전, 일주문, 설법전, 종각, 명부전, 삼천불전, 종무소, 요사채, 산령각, 웅진전, 삼성각 등이 남아 명성을 이어 가고 있다.
▲송림사의 대웅전 모습
송림사 대웅전은 기록에 따르면, 고려 선종 9년인 1092년 대각국사 의천(義天)이 중수하였으나 고종 22년 몽골의 3차 침입으로 전탑만 남고 가람이 모두 소실됐다. 그 뒤 중창했으나 조선 선조 30년인 1597년 정유재란으로 또 한 번 소실되어 빈터만 남게 됐다. 이후 중창을 거쳐 숙종 12년인 1686년 기성대사가 중건 당시 숙종의 어필로 현재 대웅전의 편액을 하사 받았으며, 철종 9년인 1858년 영추 스님이 다시 중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숙종의 어필로 하사받은 대웅전의 편액
송림사 대웅전은 17세기 중후반 한국 불교건축에서 일반화 됐던 맞배지붕에 다포식 주불전이에 속하는 대표적인 건물 가운데 하나다. 대웅전은 정면 5칸, 측면 3칸, 면적 139.44㎡의 중후한 건물이다. 대웅전 내부에는 효종 8년인 1657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높이 3m의 향목 불상 3좌가 있다. 정식 명칭은 칠곡 송림사 목조석가여래삼존좌상(漆谷松林寺木造釋迦如來三尊坐像)으로 2009년 3월 5일 보물 제1605호로 승격됐다.
▲송림사의 삼천불전 모습
중앙의 석가모니 불상을 중심으로 좌우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 등이 협시하고 있는 석가삼존불이다. 향나무로 만들어진 삼존불상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들며 규모가 큰 것에 속한다고 한다. 대웅전 뒤편 언덕에는 송림사의 벽봉선사와 성덕 주지스님의 영세불망 공덕비, 부도전 등이 모셔져 있다.
▲송림사의 범종루(梵鐘樓). 2층으로 된 종각으로 1층은 사찰문화해설사 사무실로 쓰이고 있다
대웅전 좌측의 삼천불전에는 2009년 보물 제1606호로 지정된 석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이 있다. 효종 6년인 1655년 조각승 도우가 조성한 불상이다. 석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 가운데 아미타여래상 좌우에는 지상보살상과 관음보살상이 있다.
▲가을 단풍이 물든 송림사의 전경
대웅전 동편에 서향으로는 국내에서 가장 큰 절 안에 십왕을 봉안하는 집인 명부전이 있다. 정면 5칸, 측면 3칸으로 된 홑처마, 맞배지붕이며, 오역의 대죄를 범해 교화를 바랄 수 없는 무리를 심판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대웅전에서 약 100m 떨어진 밭 가운데에는 윗부분이 부러져 60×50Cm가량의 둘레로 90Cm 정도만 남아있는 송림사 당간지주 2기가 서 있는데 송림사 창건당시에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추측되며 따라서 과거 송림사의 입구가 그곳이었을 것으로 추정되어 송림사의 규모가 상당했던 것을 입증해 주고 있다.
▲송림사의 가을 모습
대웅전 앞에는 통일신라시대 세워 진 오층전탑(五層塼塔)이 있다. 보물 제189호인 송림사 오층 석탑은 신라 건축물로 전체 높이가 16.13m, 기단 폭 7.3m의 전 및 화강석으로 조영된 탑이다. 한국에서는 보기 드물게 상륜부까지 온전히 보존되어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
1959년 송림사 전탑의 해체 복원 당시 현재보다 훨씬 좁은 폭 4.5m 정도의 기단 서축이 발견되어 여러 차례의 해체 복원 과정에서 외형이 많이 변모되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송림사 일주문의 뒷 모습
지난 1959년 오층전탑을 해체 수리할 때, 진신사리 4과가 청유리병에 봉안되어 있었고, 연꽃무늬를 새기고 순금을 상감한 진신사리감(龕)과 청자로 만든 진신사리감, 옥지금엽보리수, 침향 9개, 은귀걸이 17개, 나무 구슬 1개, 청옥, 백옥, 수정, 유리(琉璃), 등 옥구슬 26개가 나왔다. 발원문도 있었지만 햇빛을 보는 순간 탄산(炭散)되어 알아볼 수가 없게 됐다고 한다. 유물은 현재 보물 제325호로 지정되어 국립대구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오층전탑 속에서 나온 보물 325호의 사리함과 사리 모습의 사진
합실 안에는 조선 시대 작품인 본불과 파손 석불, 동불이 각각 2구 있었으며, 2층의 옥개에는 금동방형 사리기를 비롯해 유리배, 수목형 금구, 옥류 등 찬란한 유물이 발견됐고, 상륜부 전탑 내에는 화려한 고려청자 합자가 발견되는 등 시대를 달리하는 유물이 각 층에서 발견되어 고려 시대에 상륜부가 해체된 것으로 판명됐다. 출토 유물 가운데 목불과 진신사리 4과는 탑에 다시 봉안됐고, 금제 불감(佛龕) 및 옥과 금으로 된 보리수 형태의 공예품과 불사리 4과가 나왔는데 이는 일괄로 묶어 보물 제325호 칠곡 송림사 오층전탑 사리장엄구로 지정됐다.
▲단풍으로 아름다운 송림사의 모습
우리나라에는 총 5개의 전탑이 남아 있는데 전탑 중 상륜부까지 보존되어 있는 것은 송림사 오층전탑이 유일하다. 상용부는 1959년 복원하면서 원형을 모조한 것으로 해체 보수 때에 기단 석축과 1층 2층, 3층 지붕돌, 복발 등에서 다양한 복장유물이 발견됐다. 불상을 모시는 감실 내부에서는 조선시대의 목불과 파손된 석불, 동불 등이 발견되기도 했다.
▲송림사 대웅전(우측으로부터)과 삼성각, 부도전, 선불장 등의 모습이 보인다
2층 지붕돌 거북형의 석함 속에는 사리구가 모셔져 있었는데 녹색 유리제 사리병과 유리잔, 수목형 금제품, 옥류 등의 유물이 발견됐다. 이들 모두가 보물 제325호로 지정되어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상용부의 복발 안에는 12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청자 상감원형합이 발견됐으며, 분묘가 아닌 곳에서 청자가 출토된 경우가 드물어 그 의미가 있다. 이곳에서 고려청자가 출된 것으로 보아서 이 탑이 고려시대에 보수된 적이 있음을 말해준다.
▲송림사 요사채로 스님이 들어가고 있다
탑은 사리를 봉헌하는 사리무덤으로 사실 탑을 무덤으로 상징하기도 한다. 탑 층수는 몸신과 위의 옥계와 지붕돌이 있는 곳까지가 한층이다. 그렇게 해서 다섯 칸이 있어 오층탑으로 불린다. 송림사 오층전탑을 올해 국보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했는데 보류가 됐다. 국보로서 가치가 없어서가 아니라 하단부의 기단석이 화강암으로 되어 있고, 전탑은 벽돌을 구워서 만든 것인데 복원 하면서 기단이 원형과 다르게 잘못 복원되어 다시 복원을 해서 국보로 지정하기 위해 현재 보류 중이라고 한다.
▲송림사 전경. 좌로부터 대웅전, 삼성각, 요사채 등이 보인다
절 주위에는 소나무가 울창하고 옆 계곡에 흐르는 맑은 시냇물이 흐르고 있다. 송림사를 에워싸고 있는 나직막한 담장은 이 계곡의 돌을 직접 주어다가 담장을 쌓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왕복 4차로 도로인 79번 지방 국도와는 조금 떨어져 있으며, 인근에 동명저수지가 있다. 대중교통으로는 칠곡3번 기성리행, 칠곡 38번이 운행되고 있다.
한편, 송림사가 국보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아 지금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지만, 앞으로는 더욱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는 명실공히 경북 지역을 대표하는 사찰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위치 : 경북 칠곡군 동명면 송림길 73
▶취재 협조 : 칠곡군
칠곡 송림사 = 이상인 선임기자 lagolftime@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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