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법 개정안 쇼크..부채 높은 항공사 '면허 취소' 위기 고조
고가의 비행기 리스 늘며 금융 비용 폭증
자본잠식 계속되면 항공면허 취소 현실로
2019-08-30 18:09:16 , 수정 : 2019-08-31 00:28:56 | 권기정 기자

[티티엘뉴스] 지난달 항공법 개정 및 올해 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항공사 부채 부담이 늘어나는 등 항공사의 허약한 체력이 더 드러나고 있다. 자칫 면허취소도 우려된다는 게 업계의 우려섞인 전망이다.  

 

최근 매각 이슈로 뜨거운 아시아나항공(OZ)은 총 84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그중 운용리스 항공기가 전체의 60%인 51대, 금융리스 항공기가 24% 수준인 20대로 알려져있다. 항공사가 운항을 위한 항공기를 조달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1) 항공기 직접 구매 2)임차계약이 끝난 후 항공사에 소유권이 생기는 금융리스 3)매달 임차료를 지급하면서 만기시 반납하는 운용리스 등의 방법이다.

 

금융리스는 임차인이 설비구입가격의 최고 100%를 차입하고 장기간에 걸쳐 원금과 이자를 리스료의 형태로 상환하는 형태이다. 임차기간 중 조기상황이나 임차기간 만료 후 항공기 구매 선택권을 보유할 수 있다.

 

운용리스는 리스자산을 임대인에게 대여하는 임대차 형식의 리스이다. 리스회사가 항공기의 수선유지, 위험부담, 하자담보 등의 위험을 부담하면서 운용리스회사가 일반 리스보다 높은 가격의 임차료를 받는다.

 

많은 항공사들이 매달 임차료를 내는 운용리스 방식을 선호하는 이유는 리스비용이 부채비율로 산정되지 않아서다. 초기 비용이 덜 드는 재무부담이 적은 장점이 그 이유다. 그러나 2019년 1월 부터 리스 회계기준서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1017호에서 1116호로 변경된 것인데 올해부터 적용된 새 회계기준 'K-IFRS-16'에 따라 기존에 비용으로 처리되었던 운용리스가 부채로 적용되면서 부채비율이 높아졌다. 회계기준 변경으로 기존 리스 회계기준에서 항공기 리스료를 비용으로 인식하던 것을 계약금액을 자산·부채화 한 후 10년간 상각하는 것으로 회계기준이 변경되었다.

 


▲ 에어서울(RS)

 

그 결과 올해부터 임차료가 리스 항공기 사용권 자산에 대한 감가상각비로 대체돼 리스비용이 부채로 바뀌었다. 이에 항공사들 부채비율은 전년 말과 2019년 1분기 대비 적게는 75%에서 많게는 245%가 높아졌다. 1분기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비유동 리스 부채는 2조2052억 원으로 지난해 말 1조1452억 원보다 부채비율이 192%가 증가했다.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도 항공기 21대를 리스로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은 실적 부진의 여파로 올해 2분기 실적도 좋지 않다. 2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1240억 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은 약 660%에 이른다. 3분기는 한·일 무역 분쟁, 미·중 무역 갈등 등 대외 환경이 불확실해지면서 실적 역시 낙관할 수 없을 전망이다.


대한항공(KE) 역시 부채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해 말 부채비율이 884%로 코스피 200 상장사 중 금융사를 제외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참고로 2018년 말 기준 코스피200 상장사 평균 부채비율은 110%다.

 

 

항공사의 부채비율 변화

 

표1- 주요 항공사의 부채비율

 

회계 전문가들은 변경 회계기준을 적용할 경우 운용리스 약정에 대한 리스부채와 사용권자산을 재무상태표에 인식하기 때문에 자산과 부채가 동시에 증가한다고 평가했다. 자산의 경우 선급비용과 유형자산(기존 금융리스)이 감소하면서 ‘사용권 자산’이라는 계정을 새로 사용하고 이를 리스부채로 잡는 형태이다. 따라서 부채와 자산이 동신에 증가하면서 부채가 급증하는 시각적인 효과가 나타난다.

 

자본잠식 계속되면 항공면허 취소 현실로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항공사업법 시행령·규칙’ 개정안은 기존 항공사업법보다 면허취소 기준이 강화됐다. 개정된 ‘항공사업법 시행령·규칙’에 따라 항공사의 재무상태가 완전자본잠식(자기자본 0) 상태거나 50% 이상 자본잠식이 1년 (기존 2년) 이상 지속될 경우 재무구조 개선명령을 내릴 수 있다. 개선명령을 내리고 난 뒤 50% 이상 자본잠식이 2년(기존 3년) 이상 지속될 경우,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 새롭게 발효된 ‘항공사업법 시행령·규칙’ 개정안 시행은 오는 2020년 2월28일부터 시행된다.


 
새로운 기준에 따라 매각을 추진중인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서울도 부분 자본잠식상태(63.4%)로 알려졌다. 부채비율 역시 지난해 기준 971.8%이다. 에어서울은 자본금 확충이나 매출규모가 늘지 않으면 면허취소 기준에 들 수 도 있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비상장 항공사 중 이스타항공(ZE)도 면허취소의 불안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말 기준 자본금 485.7억 원, 자본총계 252.9억 원, 미처리결손금 266.3억 원으로 부분 자본잠식 상태로 알려졌다. 올해 기업공개(IPO) 역시 737Max 운항 정지로 인한 적자확대, 주력노선인 일본매출의 감소 등으로 재무상태가 악화되어 있어 부분 자본잠식 상태는 계속될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권기정 기자 john@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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