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광산업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하는가
[티티엘뉴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의 글로벌 관광경쟁력평가(Travel & Tourism Competitiveness Report)는 지난 2007년부터 격년으로 전 세계 국가의 여행관광산업의 효율성을 분석하고 있다. 관광경쟁력지수(Travel & Tourism Index)를 통해 각 국가별 관광산업의 강점과 약점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고, 그에 따르는 발전 방안을 제시한다.
한국 아웃바운드 시장 규모는 연간 3000만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으나, 인바운드 관광 산업의 경우 중국 의존도 심화와 수요 다각화의 어려움으로 연간 1000만명 이후 정체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한국 관광시장 경쟁력의 강점과 약점을 살펴보고, 어떤 점을 개선해 나가야 하는지 분석해봤다.
양재필 선임기자 ryanfeel@ttlnews.com
자료: 세계경제포럼 관광 섹터(World Economic Forum TTCR)
글로벌 관광시장 최신 인사이트 TOP4
INSIGHT #1
개발도상국 관광경쟁력 ‘폭등’
사진 설명: 개발도상국의 관광 지출이 선진국보다 더 빠르게 늘고 있다.
경제 규모 확대와 교통수단의 발달로 오늘날 여행 인구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1950년대 연간 해외여행객 수는 2500만명에 불과했으나, 2016년에는 12억명으로 폭증했다. 여행 인구의 추세적인 증가화 더불어 주목할 만한 점은 과거 주로 선진국 간에 이루어졌던 여행 인구의 이동이 개발도상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경제권보다 개발도상국들의 관광 지출이 더 빠르게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개발도상국 국가들은 단순히 아웃바운드 여행인구 증가의 수요를 확대만 하지 않고, 매력적인 신규 관광지 공급자로서 거듭나며 관광경쟁력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지난 2015년과 비교해 2017년에 가장 크게 변화된 부분은 개발도상국들의 관광경쟁력의 약진이라고 할 수 있다. 지수 평가에 따르면, 수년간 가장 많은 관광 분야 발전을 이룩한 15개 국가중에 12개 국가가 개발도상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개발도상국들의 관광경쟁력 강화는 개발도상국들이 여행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국가적인 차원에서 제반 조건을 다듬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입지를 만들어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중진국 수준의 관광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한국의 경우, 개발도상국들의 관광경쟁력 강화로 앞으로 글로벌 관광시장에서 관광객 유치를 위한 경쟁에서 쉽지 않은 싸움을 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INSIGHT #2
국가간 여행 장벽의 철폐
과거대비 점점 더 많은 국가와 정부들이 국가간 여행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는 비자(VISA) 제도 등을 완화하거나 철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국가간 여행 장벽이 불법 이민자등을 양산하는 부작용이 있지만, 오히려 경제발전, 일자리 창출, 국가간 유대를 저해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여행객들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추세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국가간 무역 및 관광 분야의 정책 변화를 통해 잘 드러난다. 지난 2016년 기준 아웃바운드 해외여행객 인구 중 비자 취득이 필요한 비율이 58%로 나타났는데, 이는 지난 2008년 77% 대비 현저하게 개선된 수치다.
실제로 지난 2년간 85%의 주요 관광 국가들은 부분적으로라도 관광 비자의 규제를 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관세 문제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무역 부문 대비해 매우 큰 진전이라고 볼 수 있다. 무역 분야와 관광 분야의 규제 완화에 참가한 국가들의 비율을 보면, 관광 분야에 대한 규제 완화가 훨씬 더 유연하게 이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INSIGHT #3
ICT-모바일이 만드는 새로운 경쟁력
사진 설명: ICT 산업이 발달한 국가에서 관광 지출이 더 많다.
제 4차 산업혁명의 영향력이 확대 될수록, 여행관광산업 부문에서 모바일-디지털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여행산업부문에서도 기술통합(Convergence)과 연결성(Connectivity) 강화에 힘쓰지 않는 국가는 관광경쟁력이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빠르게 편리해져 가는 모바일 연결 인프라의 빠른 확대는 여행산업 매출 전체를 뒤 흔들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모바일을 사용한 온라인 여행예약 비율은 9%에서 33%로 폭증했다. 개발도상국에도 모바일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여행관광산업의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의 수준은 이제 국가의 여행 관광산업이 생성할 수 있는 가치와 가장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INSIGHT #4
자연 환경이 관광 경쟁력 높인다
사진 설명: 자연환경 자원이 풍부할수록 관광객도 더 많이 찾는다.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는 여행관광산업에서도 중요한 키워드다. 국가와 정부의 다각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삼림벌채, 남획, 대기/수질 오염 등으로 자연 자본이 빠르게 훼손되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 국가의 관광수입은 자연환경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환경과 자원이 풍부하고 깨끗할수록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는 경향이 있고,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지역을 가기 위해서 여행객들이 더 많은 돈을 지불하는 추세가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과거 도시 중심의 관광에서 자연관광(Eco-Tourism)으로 여행 인구 이동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지속 가능한 관광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해진 것이다.
>여행관광 경쟁력 지수(Travel & Tourism Competitive Index)
지난 2007년부터 개발된 관광경쟁력지수는 ‘국가의 경쟁력과 발전에 공헌하는 여행관광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가능케 하는 여러 요인과 정책’을 지수화해 측정한다. 여행관광경쟁력지수 평가는 4개의 요소로 구성되고 14개 항목으로 분류된다. 첫 번째 요소는 환경조성(Enabling Environment)로 여행산업의 비즈니스 환경/안전보안/보건위생/인적자원과 노동시장/정보통신기술 수준 등을 평가한다. 두 번째 요소는 관광정책 및 기반조성(T&T and Enabling Conditions)으로 이는 여행관광산업 자체보다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구체적인 정책이나 전략 등을 평가한다. 이 요소에는 여행관광산업 우선순위/국제 개방/가격경쟁력/환경 지속가능성 등이 포함된다. 세 번째 요소는 기반시설(Infrastructure)로 관광부문에 대한 경제의 물리적인 질과 가용성을 평가한다. 여기서는 항공운송/육상항만운송/관광서비스를 평가한다. 네 번째 요소는 자연 및 문화자원(Nature & Cultural Resources)로 자연자원과 문화자원/비즈니스 여행 부문을 평가한다.
>세계 주요 국가별 여행관광경쟁력 순위
사진 설명: 관광경쟁력 상위 30위 국가
사진 설명: 관광서비스 경쟁력 순위
사진 설명: 보안과 안전 경쟁력 순위
사진 설명: 관광 가격경쟁력 순위
사진 설명: ICT 환경 순위
사진 설명: 항공 인프라 순위
여러 요소를 취합한 글로벌 관광경쟁력 순위는 표와 같다. 스페인은 지난 2015년에 이어 이번 평가에서도 1위에 선정되었다. 스페인은 풍부한 자연적, 문화적 자원과 견고한 관광 인프라와 서비스, 편리한 항공 연결성, 그리고 강력한 관광 정책 지원 등이 결합해 관광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1위에서 10위까지 속한 국가 중 6개 국가가 유럽 국가로 관광산업 경쟁력이 상시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관광경쟁력이 가장 많이 발전한 지역은 아시아태평양(아태)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은 여행관광산업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일궈냈다. 2015년 대비해서 6%가 넘는 지수 상승을 보이며 다섯계단이나 상승한 4위를 기록했다. 베트남 역시 빠르게 관광경쟁력이 오르고 있으나 전체 순위는 67위 정도에 불과하다. 한국은 전체 136개 국가 중 19위를 기록하고 있다. 2015년 대비해서는 10계단 상승했다.
>한국 관광경쟁력 지수 평가
한국의 관광경쟁력은 아태지역 국가 중에서도 빠른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의 관광경쟁력은 지난 2007년 42위, 2009년 31위, 2011년 32위, 2013년 25위, 2015년에는 29위로 빠르게 올라왔다. 20위권 안으로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총 14개 평가 항목 중 8개 항목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4개 부문별로 살펴보면, 관광정책/기반조성 분야가 82위에서 47위로 가장 많이 상승했고, 관광 인프라 부문도 많이 성장했다. 환경조성 분야는 4계단 올라 24위를 기록했다. 자연과 문화부문은 변화가 없었다.
국제 개방성이 53위에서 39위로, 가격경쟁력은 109위에서 88위로 올랐다. 국제 개방성은 새로 체결된 무역협정, 항공협정이 긍정적으로 작용했고, 호텔 가격과 국제유가 하락이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 환경 부문 역시 개선되었고, 수자원과 산림자원 관리부문도 발전했다. 정보통신기술(8위), 육상교통(17위) 등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문화자원이 12위로 높게 나타났지만 현실적으로 유네스코에 등록된 문화유산이 소수에 불과하다는 점과 자연 관광 자원에 대한 인식 부족은 여전히 개선할 요소로 판단된다. 관광산업에 대한 지속가능성 부문은 63위로 평가 요소 중 최하위를 나타내고 있는데, 중장기적인 관광 정책과 관광 부문 이미지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임을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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