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필리핀 국적 저비용항공사(LCC) 세부퍼시픽항공(5J)의 한국 지사(지사장 강혁신, Cebu Pacific Korea Sales Office)이 세부퍼시픽 해외 지사 중 바닥권을 면치 못했다는 소식이 업계에 화제로 떠올랐다.
세부퍼시픽은 필리핀 국적 항공사 중에서 가장 큰 시장 점유를 보이고 있다. 2016년 11월 기존의 GSA체제를 버리고, 한국지사를 개소했다. 세부퍼시픽의 한국 내 세일즈는 저비용항공사(LCC)의 트렌드에 맞게 BtoC 판매를 위해 세일즈와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집중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그러나 한국시장에서 동남아 지역은 BtoC 뿐만 아니라 여행사 판매가 중요성이 높은 지역 중 하나이다. 전통적으로 필리핀은 한국인 여행객의 비중이 높은 지역으로 BtoC 뿐만 아니라 BtoB 매출 역시 중요해 같이 앞에서 같이 끌어가야 하는 부분이라는 게 업계의 통설이다.
2019년 12월 필리핀 노선의 탑승률을 보면 세부퍼시픽의 탑승률이 필리핀 국적의 타항공사 대비 저조한 것을 알 수 있다.
세부퍼시픽은 특히 2017년 6월. 기존 GDS 대신 ‘스카이파트너(Skypartner)’라는 세부퍼시픽의 다이렉트 부킹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여행사 대상으로 대대적 파트너 유치 활동을 진행하였다. 이런 BtoC와 BtoB 부분의 여러 세일즈 활동의 결과 2018년에는 세부퍼시픽 한국 지사의 매출실적이 세부퍼시픽 전체에서도 상위권이었다. 그런데 2019년에는 세부퍼시픽 한국 지사의 매출실적이 세부퍼시픽 전체에서 하위권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 세부퍼시픽 강혁신 지사장
■ 세부퍼시픽의 영업 부진 어디에서 찾을 수 있나?
우선 BtoB 부분의 매출 감소에서 찾을 수 있다. 세부퍼시픽 강혁신 지사장은 BtoC와 BtoB의 매출 비율이 6:4 정도가 적정한데 BtoB 여행사 매출이 30~38% 수준이라고 언급하였다. 일반적인 LCC항공사의 BtoB 부분의 평균 점유 비율인 40% 보다 낮은 BtoB 매출은 전체적인 매출 부진 원인의 하나가 되었다. 대리점을 통한 여행사 파트너를 유치했지만, 일부 여행사는 세부퍼시픽 한국지사의 좌석 지원 정책이 일관적이지 않은 것 같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상황이다.
두 번째로 BtoC 부분에서의 가격경쟁력 약화를 들 수 있다. BtoB 가격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기에 기자는 일반 고객들이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공식홈페이지에서 검색해보았다. 2020년 2월1일 출발, 2월 8일 귀국 기준 세부퍼시픽항공의 공식 홈페이지 가격이다. 단 가격 기준은 왕복항공권 + 수화물 포함 가격으로 일반적으로 온라인상에 나와있는 수화물이 포함되지 않은 최저가와는 가격 차이가 난다.
■ 2020년 2월1일 출발, 2월 8일 귀국기준 세부퍼시픽항공의 공식 홈페이지 가격
인천 – 마닐라 412,900 원 운항기종 A330
인천 - 세부 554,200 원 운항기종 A320Neo
인천- 칼리보 742,800 원 운항기종 A320Ceo
▲ 2020년 2월1일 출발, 2월 8일 귀국기준 인천-칼리보의 가격은 742,800원이다.(12월 27일 검색 기준)
겨울철 성수기인 2월달 출발을 감안하더라도 한달 전에 검색한 항공권 가격이 타 LCC항공사보다 비싼 가격을 보여주고 있다. 프로모션을 발표하지만 경쟁력있는 요금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는 게 커뮤니티, 업계의 반응이다. 수년전 확실한 얼리버드 요금으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누렸던 세부퍼시픽의 프로모션 정책 신뢰도가 하락했다는 아쉬운 대목이다.
세 번째로 한국의 시장 트렌드에 역행한 전략의 부재다. 소비자에게 직판하는 LCC 특성상 노출이 잘 되는 채널(네이버 da광고, 플리킹, 카카오톡 광고 등)에 브랜드 또는 상품을 광고해야 판매 실적이 오르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에서 인기있는 유튜브에 세부퍼시픽이 고객 리뷰 영상 등을 제작해 광고를 집행했지만, 커뮤니티에서는 '식상하다' '광고인 걸 뻔히 알겠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또 한국내 여행업종 유튜브 광고가 타 업종보다 판매 전환률이 낮은 것처럼 세부퍼시픽 역시 직접 판매에는 도움이 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업계 내에서 회자되고 있다.
또 동남아 전문 여행사의 대표는 세부퍼시픽 프로모션 중 여행지 이슈가 적절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언급하였다. “한국 여행객은 안전에 매우 민감한데 한국에서 치안 문제로 종종 이슈가 되는 필리핀의 마닐라 등 일부 지역에 '여성 혼행' 등의 여행 콘텐츠는 자유여행시장에서 오히려 역효과”라고 언급하였다. 또한 “여행사등을 대상으로 하는 BtoB 세일즈의 경우, 효율적인 마케팅보다는 지사의 성격상 관계론적 마케팅에 치우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세부퍼시픽의 한국지사 체제 전환 후 3년간 실적 하향세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세부퍼시픽 본사가 지속적으로 도입하는 신형 항공기재로 경쟁력을 갖춤에도 불구하고 필리핀을 취항하고 있는 필리핀항공, 팬퍼시픽항공 등 필리핀 국적사 및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국내 LCC 경쟁사들보다 체감하는 가격과 서비스 등에서 상대적 실적 열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업종 렙사 관계자는 “세부퍼시픽의 홍보성 콘텐츠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 등에 노출하지만, 한국인 구매에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네이버 노출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 2019년 3분기 기준, 필리핀내 국내선은 세부퍼시픽이 53%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세부퍼시픽 본사 실적은 꾸준히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2019년 3분기 기준, 필리핀내 국내선은 세부퍼시픽이 53% 시장 점유로 압도적이다. 세부퍼시픽은 현재 Airbus A321CEO 7대, Airbus A320 30대, A330 8대, ATR 72-500 7대, ATR 72-600 12대 및 ATR 화물선을 포함하여 총 75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 2019년 10월 전년말 대비 좋은 영업성과를 보여준다.
권기정 기자 john@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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