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코로나 기간 동안 홍콩 안에서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홍콩 엠플러스(M+) 뮤지엄을 필두로 서구룡아트공원이 조성되면서 새로운 인스타그래머블 장소가 탄생했고 이곳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 가족들의 피크닉 장소, 반려동물과의 산책로 등 다양한 목적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홍콩관광청은 아직 입국제한으로 홍콩에 자유로이 오지 못하는 많은 한국 여행자들을 위해 20일 서구룡 지역 랜선투어를 진행했다.
홍콩 진행자들은 유창한 한국어로 랜선 투어를 이끌어나갔다. 먼저 화면에 비춰진 곳은 역시나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엠플러스 뮤지엄이었다.
각종 예술품들이 총망라되어 있어 동양의 퐁피두센터로 불리며 홍콩의 예술발전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엠플러스 뮤지엄은 낮과 밤을 아우르며 빅토리아 하버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올랐다. 진행자들에 따르면 여름까지 모든 예약이 다 찼을 정도로 명실상부 홍콩의 핫플레이스다.
이곳은 현재 홍콩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는 장소로 인스타그램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빅토리아 하버의 멋진 문화 지구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인데 현대식 중국음식을 즐길 수 있는 FAM, 경쾌한 분위기의 이탈리안 식당 Café Boheme 등 내부의 레스토랑들도 이처럼 홍콩의 스카이라인을 조망하며 식사를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높다.
화상을 통해 살펴본 엠플러스 뮤지엄은 전시장은 물론 기념품점에서까지 깔끔하고 트렌디한 굿즈들로 출입문을 나설 때까지도 예술에 흠뻑 젖을 수 있었다.
이어 과거 레스토랑이었던 동남로우 아트 호텔을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었다. 보통 눈으로만 봐야 하는 전시물들을 직접 만져보며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점이 색달랐다. 오직 동남로우 아트 호텔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 즐비해 홍콩 여행의 문이 열리면 제일 먼저 머물러보고 싶은 호텔이었다.
서구룡지역의 또다른 힙한 지역인 야우마테이 탐방도 빠지지 않았다. 낡고 작다 못해 소박한 이 동네는 겉모습만 보고 결코 지나치면 안된다. 마치 허름하게 차려입었지만 어마무시한 내공을 품은 무림의 고수같은 아우라를 풍기기 때문이다.
야우마테이에는 다방면에서 홍콩의 수공예품 장인들이 배출됐고 지금은 일부 젊은 문화 유산 계승자들이 기술을 전수받아 가게를 운영해나가고 있다.
이번 랜선 투어에서는 할아버지에게 전통 신발 제작 기술을 전수받은 한 여성이 운영하는 신타트라는 가게에 들렀다. 형형색색의 전통 문양이 수놓인 수제 신발들이 가득했는데 백악관 실내 디자이너인 아펠이 방문해 더욱 화제가 됐다고 한다.
중화권에서 인기있는 게임인 마작의 패를 40~50년 간 직접 수제작해왔던 어느 노신사도 나왔다. 그는 아버지로부터 기술을 전수 받은 뒤 줄곧 마작패를 제작해왔는데 기계로 만든 것과 달리 손으로 만든 것은 보다 독특한 문양이 나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정작 마작을 할 줄 모른다는 재미난 이야기도 덧붙였다.
랜선투어 중간에는 홍콩 슈퍼팬들과 잠시 마작 규칙을 익히고 게임을 배워보는 시간을 가졌다. 마작에서 행운의 색상은 붉은색이며 마작을 하고 있는 이의 어깨를 치는 것은 불운을 상징한다는 점도 흥미있었다.
랜선 투어 말미에는 아직 개관 전인 홍콩 고궁박물관을 살짝 엿볼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됐다. 5년간 공들여 지어지고 있는 홍콩 고궁박물관의 내부를 보니 그 긴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정성이 들어가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건축물 외관부터 대륙 옛 역사를 품고 있는 궁궐들에서 모티브를 따왔고 실내 천장의 경우 자금성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개관 후에는 본격적으로 옛 중국 황제들과 황실의 생활상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예정이다.
40분이라는 시간이 언제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서구룡랜선투어가 눈깜짝할 사이에 끝났다. 음악, 연극, 춤 등 다양한 공연의 장이 될 서구룡문화지구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아트&문화 박물관인 엠플러스 뮤지엄부터 1분 1초가 아까울 정도로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아보였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이 하루 아침에 서구룡 지역에 뚝딱 만들어 진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모든 홍콩인들의 지지와 열렬한 관심을 받으며 홍콩 예술의 중심지로 거듭나게 됐다는 것을 느꼈다.
홍콩은 더욱 새로워졌다. 새로운 기운을 통해 전에 없던 트렌드를 이끌어내기까지 했다. 아시아 문화의 중심 서구룡문화지구에서 홍콩의 스카이라인을 다시 볼 그날을 기대해본다.
글·사진 = 정연비 기자 jyb@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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